금융
NH농협은행, 새해부터 금감원 경고로 이경섭 행장 윤리경영 '얼룩'?
기사입력| 2017-01-10 08:30:54
금융감독원 최다 제재 '기록'을 세웠던 NH농협은행이 새해마저도 불명예스럽게 시작했다.
2012년부터 지난 3년간 금감원 최다 제재(17건)를 받은 NH농협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거래처 자금력 위장에 관여한 사실 등이 적발돼 1억여원의 과태료와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NH농협은행이 은행업무와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금감원 제재 후 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여는 등 분위기 쇄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새해 첫 출발부터 남겨진 '얼룩'이 상당기간 NH농협은행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 NH농협은행 종합검사 결과 ▲예금잔액증명서 부당발급 ▲보험계약 부당소멸 ▲수수료 부당 수취 ▲신용카드 약관 사전신고의무 불이행 ▲개인신용정보 부당 조회 5가지 위법사실을 적발, 이에 대해 기관경고와 함께 1억6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번에 금감원에 적발된 위법행위는 9개 영업점에서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벌어진 일이다. 이들 지점은 질권이 설정되어 있는 49개 거래처의 정기예금에 대해 총 111건에 달하는 예금잔액증명서를 변칙적으로 발급했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들이 거래처의 자금력 위장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NH농협은행은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직전에 기존 질권을 해제하고 증명서를 발급했다가 이후 다시 질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64건에 달하는 거래처의 자금력을 부풀려줬다. 만기예금 수령 직전에 질권을 해제한 후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후 인출시킨 건도 47건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변칙적이면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금잔액증명서 발급시 질권 설정 사실을 누락시킴으로써 거래처의 자금력 위장 행위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또고객들로부터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갈아타도록 유도해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다.
보험 고객은 기존 보험을 해지한 뒤 유사한 보험에 다시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보장 내용은 비슷하지만 보험가입 기간이 줄어들어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보험업법 제97조 등에서는 기존 보험계약이 소멸된 뒤 1개월 전후로 보장 내용 등이 유사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NH농협은행 39개 영업점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고객 42명에게 기존 보험계약이 소멸된 날로부터 1개월 전후로 보장 내용 등이 유사한 48건의 타 보험회사 신규 보험계약을 들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이 같은 방법으로 14억7900만원의 수입을 거뒀고, 4600만원의 수수료까지 챙겼다.
이외에 유동화회사(SPC) 당좌거래가 통상적인 은행 업무임에도 업무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증권사와 별도의 약정서를 체결하고, 금융지원수수료 명목으로 총 4억9000만원의 부당 수수료를 챙긴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또한 고객과 이름이 같은 제3자의 개인신용정보 부당 조회건 및 신용카드 약관 사전신고 의무 불이행 등의 위법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총 11명의 부행장중 9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전격 이뤄진 임원인사에서 NH농협은행은 금감원 출신인 김철준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과 법무법인 세안의 서윤성 변호사를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실적 부진이 임원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쇄신 분위기 속에서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 임직원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열어 개인별 서약서까지 작성했다.
이날 참석한 300여명은 '농업인과 이용자의 행복을 증진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윤리경영 실천 의지를 선포한 뒤 사무소별 결의대회를 열 계획도 세웠다. 이경섭 농협은행장 또한 "투명한 정도경영은 신뢰받는 농협은행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며 "임직원 모두는 법령과 제 규정, 임직원 행동지침을 반드시 준수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자"고 힘 줘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행장의 윤리경영 실천 의지가 이번 제재건의 불명예를 딛고 현장에서 이후 어떻게 과실을 맺게 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금융감독원 제재와 관련해 NH농협은행 측은 "내부 감사 시스템 강화와 더불어 직원들의 윤리적인 마인드를 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