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대출 개편안.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2%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보금자리론'의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고, 투기가 아닌 서민들의 실수요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정부는 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서민·실수요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 개편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가 함께 발표한 정책모기지 개편방안의 핵심은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의 가격과 대출금액은 낮추고 대출자격은 강화했다는 점이다.
개편에 따라 2017년 1월 1일부터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주택가격 기준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대출한도는 5억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낮아진다. 또, 기존에는 제한이 없었던 부부합산 소득 요건도 연 7000만원 이하로 제한했다.
보금자리론은 2주택자도 받을 수 있지만, 대출 이후 3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 1주택자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투기적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3년간 2주택을 허용하되, 일종의 '금리 페널티'를 주는 방안이다. 보금자리론 이용자는 1∼3년의 처분 기한을 선택할 수 있는데, 주택 보유 기간이 길수록 기본 금리에 최대 0.4%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처분 기한을 넘기면 가산금리가 더 올라간다.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주택구매는 7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만 이용할 수 있는 '디딤돌대출'의 주택가격 기준도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아진다. 기존 소득 기준과 대출 한도 2억원은 그대로 유지한다.
적격대출 요건은 그대로 유지하되 고정금리 상품을 늘리기로 했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 대출 한도 5억원 등의 조건이 기존 보금자리론과 같지만 금리가 높다. 정부는 금리 상승에 대비해 만기까지 고정금리를 유지하는 상품 비중을 현 50%에서 매년 15%포인트씩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보금자리론 공급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15조원, 디딤돌대출 공급 규모는 올해 예상치 9조1000억원보다 줄어든 7조6000억원이다. 적격대출은 올해보다 3조원 늘린 21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