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름 깊은 건설업계, 분양 물량은 많고 악재는 늘고
기사입력| 2016-11-27 15:21:48
정부가 집단대출이나 상호금융 주택담보대출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확대 적용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정국이 불안함에 따라 부동산경기가 침체에 빠져들자 향후 분양해야 할 물량이 많은 건설사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최대한 규제가 심화되기 전에 빨리 더 많은 분양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분주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현장이 전국적으로 30여곳에 달하고, 내달 2일 오픈할 현장도 13곳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내년 잔금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연내 분양을 마치려는 단지도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후속조치로 내년 이후 분양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일부 행정절차가 가능한 단지는 분양을 연내로 앞당기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과는 달리 1순위 청약이 제한되고 청약열기가 가라앉는 등 미분양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아예 연내 분양을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내달 인천시 영종지구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할 예정이던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 분양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분양보증이 중단되며 분양 일정이 밀린 것이다. 한화건설도 부산시 초읍동 연지1-2구역을 재개발하는 '연지 꿈에그린'을 내달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데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연내 분양 강행보다 내년 시장 상황을 보며 분양에 나서겠다는 판단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투자수요가 떨어져 나간 청약시장에서 청약경쟁률은 이전보다 자연히 낮아지고 계약률도 덩달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원금분할상환 원칙이 적용되면 실수요자의 분양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