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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치킨 브랜드 BBQ, 가맹점 뻥튀기로 '망신'…윤홍근 회장 리더십 흔들?
기사입력| 2016-11-17 08:58:28
치킨 가맹점 수 1위 사업자인 제너시스BBQ가 안팎으로 위기에 처했다. 최근 창립 21주년을 맞아 전 임직원이 모여 세계 최고 프랜차이즈로의 도약을 다짐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제너시스BBQ의 위기는 대표 브랜드인 BBQ(비비큐)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BBQ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점 수를 '뻥튀기'해 신고한 사실이 적발돼 당분간 신규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없게 됐다.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신규 가맹점 모집 중단은 말 그대로 '밥줄'이 끊긴 것과 같은 상황.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경쟁 브랜드들의 '폭풍 성장'으로 인해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가맹점 당 평균 매출액에서는 교촌치킨에 1위 자리를 내 준지 2년이 지났고, BBQ의 자존심이었던 가맹점 수 1위 자리 역시 2위 페리카나와의 격차가 줄어들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너시스BBQ를 21년째 이끌고 있는 윤홍근 회장의 시장 트렌드를 읽는 능력에 BBQ패밀리(가맹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가맹점 수 뻥튀기, 딱 걸렸어! 신규가맹점 모집 제한
BBQ는 자타공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최다 가맹점의 주인공이다. 2015년말 현재 가맹점 1709개, 직영점 21개를 포함해 모두 1730개 매장을 갖고 있다. 2위 페리카나의 1225개, 3위 네네치킨의 1201개와는 5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 1위인 교촌치킨은 1015개로 4위다.
가맹점 수는 각 업체가 매년 집계해 공정위에 등록한 정보공개서에 포함돼 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을 희망하는 예비점주들이 업종을 선택하는데 참고하는 주요자료로, 현재 영업 중인 가맹점 총 수와 신규 개점, 계약 종료, 계약해지 등의 사정이 있는 가맹점 수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공정위는 정보공개서에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예비점주에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보고 제재하고 있다.
그런데 BBQ는 이 정보공개서에 가맹점 수를 더 많이 기재한 사실이 지난 10일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BBQ는 가맹점 수를 1709개로 기재했지만 이 중에는 치킨 반조리 제품을 유통하는 편의점·쇼핑몰 80여개가 포함됐다. 또 이미 BBQ와 거래가 종료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영업하지 않는 가맹점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렇게 부풀려진 가맹점 수는 정보공개서에 적은 것보다 100~200개 정도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BBQ 측은 "정보공개서를 작성할 때 유통점을 가맹점 수에 포함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함께 기재했다"며 "고의로 가맹점 수를 부풀린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업을 하지 않는 가맹점이라고 해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채권, 채무 관계 등이 남아있어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관리되는 가맹점들이 일부 포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BBQ 측의 해명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관련법에 따라 BBQ의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BBQ는 정보공개서를 수정해 재등록해야 한다. 특히 등록이 완료될 때까지는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신규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할 수 없어 사실상 신규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없게 됐다.
공정위 측은 "가맹점 모집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가맹본부의 거짓된 정보 제공을 통한 예비창업자 유인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의 행태를 개선하고 업계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맹점 수 1위에 목맨 BBQ, 경쟁사 교촌치킨 겁났나?
당장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맹점 모집을 할 수 없어 타격이 불가피해진 제너시스BBQ지만 이보다 더 큰 손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특히 제너시스BBQ는 가맹점 수 부풀리기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던 가운데도 지난 10일 정기 창업설명회를 진행해 비난을 받았다. 매주 목요일 마다 창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자리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문제로 지적된 만큼 서둘러 중단을 해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제너시스BBQ 측은 "기존에 잡혀 있던 일정이었던 만큼 진행을 했던 것"이라며 "오는 17일로 예정된 창업설명회는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제너시스BBQ는 이번에 적발된 가맹점 수 부풀리기 이전에도 기만적 가맹점 모집 광고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어 기업의 도덕성까지 의심받게 됐다.
BBQ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유명 일간지 지면을 통해 'BBQ프리미엄카페 가맹점 창업 시 투자금의 연 5%를 최저수익으로 보장한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해당 광고 이면에는 BBQ가 내부적으로 신규매장과 업종전환매장으로 창업형태를 구분하고 사실상 신규매장에 대해서만 총 투자금액 대비 5% 최저수익을 보장해 주는 까다로운 조건이 숨어있었던 것.
공정위는 BBQ가 업종전환매장에는 총 투자금액 대비 최저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제한조건을 광고에 밝히지 않은 것은 광고내용의 중요한 부분을 은폐·축소한 것으로 기만적인 광고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가맹점사업자들에 대한 통지명령을 내렸다.
BBQ의 위기는 외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 1위를 자신해 왔지만 어느새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거나 거친 추격을 받는 상황이 된 것.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14년 기준 '프랜차이즈 비교정보'에 따르면 가맹점 당 연평균 매출액 1위는 교촌치킨(4억1946만원)으로, BBQ(3억5500만원)보다 앞섰다. 최근 5년간 가맹점 당 연평균 매출액 순위 역시 BBQ(2억7740만원)는 교촌치킨(3억1336만원)에 밀린 상황이다.
가맹점 증가율과 가맹본부의 성장성은 맘스터치가 1위를 달렸고, 안정성 측면에선 네네치킨이 가장 높았다. 그나마 BBQ가 1위를 지키고 있던 부문이 가맹점 수였는데 이번에 공정위로부터 '뻥튀기'가 적발돼 순위변동까지는 아니더라도 2위와의 격차는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 적발을 두고 "BBQ가 여러 수치상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가맹점 수 1위라는 자리를 지키고 싶은 간절함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와 가맹점주 그리고 예비 창업자들은 2003년 동탑산업훈장, 2009년 은탑산업훈장, 그리고 지난해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윤홍근 회장이 이같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