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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옥죄기에 고금리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서민들

기사입력| 2016-11-08 08:50:18
정부가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안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의 규제를 강화하며 자금줄이 막힌 서민들이 불법,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43조1000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전년 동기 48조5000억원보다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증가폭은 지난해 10조7000억원에서 올해 25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이 편법을 이용한 대출금액 증액을 미끼로 서민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8500억원) 대비 48.2% 늘어난 1조2600억원이다.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는 70% 같다. 신용등급에 문제가 없다면 더 비싼 이자를 내고 저축은행으로 갈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은 돈이 급한 사람들에게 신용대출의 대가로 주택담보대출 이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영업 행태는 명백한 위법이다. 저축은행은 LTV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함께 받았다고 일일이 LTV 회피 목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 실정이다.

일례로 시가 4억원인 아파트를 보유한 A씨는 급하게 5000만원이 필요한데 신용등급이 나빠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에서도 신용대출이 어려운 상태였다. 집은 이미 은행에서 담보로 2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LTV가 거의 다 찬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을 통해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저축은행으로 갈아타면 시가의 95%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갈아탈 결심을 했다. 모집인은 LTV 한도(70%)만큼은 주택담보대출 형식으로 빌려주고 나머지 25%는 신용대출 형태로 빌려준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업자금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LTV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후순위 주택담보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시가 5억원의 주택을 가진 사람이 은행에서 이미 LTV 한도 만큼(3억5000만원) 대출받았다면 더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받게 해 자영업자로 둔갑시키면 LTV 한도와 관계없이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 저축은행 모집인들이 자금이 필요한 주택 소유자들에게 제안하는 것이 이 방법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 8월 기준 저축은행의 기업 주택담보대출은 3조3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3.0% 늘었다.

서민들의 불법사금융 유입 경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금융협회와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약 43만명이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인당 평균 이용금액은 5608만원에 연이율은 무려 110.9%로 나타났다. 자금 용도는 사업자금이 48.8%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36.1%가 가계생활자금을 위해 불법사금융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심사를 무작정 강화할 경우 피해는 서민이 고스란히 입을 것"이라며 "서민들은 대출이 막히면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가계부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금리인 카드론과 P2P 대출도 늘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7개 카드사 1~3분기 카드론 누적금액은 25조9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조4708억원보다 10.48% 증가했다. 부동산 P2P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P2P누적대출금액은 3394억원으로, 6월 1525억원 대비 124.3%나 증가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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