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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논란' 오비맥주, 역대 최대폭 가격 인상…소비자는 '봉'?

기사입력| 2016-11-01 09:12:12
송년회 등으로 술 소비가 늘어날 연말을 앞두고 오비맥주가 전격적으로 11월 1일부터 맥주 가격을 6% 가량 인상해 구설에 휩싸였다. 모회사인 AB인베브(안호이저부시인베브)의 고배당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역대 최고치 인상을 강행한 것을 두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 특히 일반 판매가격 뿐만 아니라 음식점·술집 등에서 4000원을 받던 카스 병맥주가 5000원으로 25% 오를 전망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11월 1일부터 국산 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인상한다. 이에 따라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를 기준으로 할때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65.01원(6.01%) 오른 1147.00원이 된다. 카프리와 오비(OB)의 경우, 프리미어OB(500㎖)는 1081.97원에서 65원 오른 1147.00원이 된다. 60원이 오른 카프리(330㎖)는 기존 994.63원에서 1054.41원이 된다.

이번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4년3개월 만이다. 인상률은 역대 최고치인 6.01%다. 오비맥주는 이에 앞서 지난 2009년과 2012년 맥주가격을 각각 2.80%, 5.89% 올린 바 있다. 6%대 인상률은 주요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소폭 높은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는 2009년 2.58%, 2012년 5.93% 인상했다. 롯데주류는 2014년 '클라우드'를 타사 제품에 비해 비싼 출고가 1250원(500㎖ 기준)에 출시한 이후 아직까지 가격을 올린 적이 없다. 업계는 앞서 올해 맥주 가격 인상폭을 5% 중·후반대로 전망해 왔다.

무엇보다도 카스 출고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폭풍이 몰아치는 곳은 대형마트가 된다. 1일 대형마트들이 인상폭을 발표하면, 이에 따라 주류업소나 식당에서도 가격 인상폭을 정하게 된다. 문제는 11월부터 일선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맥주가격이 더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식당에서 판매되는 카스 가격은 한 병에 4000원대다. 따라서 6% 출고가가 인상되면 음식점 맥주판매가격은 현재 평균 4000원에서 4672원으로 16.8% 오르게 될 전망이다. 통상 음식점 판매가의 경우 500원에서 1000원 단위로 오르기 때문에 5000원대로 인상하는 곳이 많으리라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인상의 체감지수가 확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이번 인상과 관련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빈병 취급 수수료가 지난 6월 15일부터 종전보다 병당 60% 이상 올랐고 2014년 이후 수입 보리와 맥아에 대해 할당관세 저(低)세율 혜택이 완전 폐지(기본 관세 30% 새로 적용)됨에 따라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며 "4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상과 AB인베브에 대한 고배당 정책과의 연관돼 있다는 의혹의 시선도 업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는 2009년 오비맥주를 사모펀드 KKR에 매각한 지 5년만인 2014년 지분 100%를 58억달러(약 6조원)에 재인수했다.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첫 해인 2014년엔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무려 3700억원을 배당하며 14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2537억원보다 1153억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외국계 모회사에게 이익을 몰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오비맥주는 지난해 전년 대비 2.6% 감소한 매출(1조4908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에 오른 오비맥주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계 모회사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려는 가운데, 매출 감소를 상대적으로 쉽게 만회할 수 있는 가격 인상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 소비자는 "모회사 고액배당을 위한 것이 사실이라면 소비자들을 '봉'으로 아는 아주 잘못된 행태"라고 비난했다.

고액배당 논란과 관련해 오비맥주 측은'착시 현상'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2015년도 배당에는 2014년도에 유예한 배당금이 포함돼 있어 이익대비 상대적으로 커 보일 수 있으나 2년치 이익을 한꺼번에 배당하는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AB인베브는 당사를 인수한 이후 품질관리 및 설비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지속성장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환으로 최근 2년간 약 3000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루어졌고, 이후에도 대대적인 추가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올해 배당액은 AB인베브의 투자금액인 6조2000억원의 연 3%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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