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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vs 보험사, '자살보험금 미지급' 2차전?

기사입력| 2016-07-04 13:41:56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고객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보험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보험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으며 일부 보험사에 대해 추가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14년 약관에 명시된 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ING생명을 제재했다. 하지만, ING생명이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함에 따라 ING생명은 물론 다른 보험사들에 대한 제재 절차도 중단된바 있다. 이후 지난 5월 12일 교보생명이 제기한 일부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미지급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교보생명이 제기한 일부 소송에 대한 판결이라며 보험금지급을 거부하자 금융당국이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5월 23일 금감원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생명보험사들에게 소멸시효 경과 건은 물론 소송으로 인해 늦어진 시간만큼 이자까지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월말까지 자살보험금 지급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2월 26일 기준으로 자살보험금 미지급건은 계약건수로 2980건, 금액은 246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소멸시효가 지난 계약건수는 2314건(78%), 금액으로는 2003억원(81%)에 해당한다. 보험사들이 소송으로 시간을 끌면서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의 80% 이상을 줄인 셈이다.

계약건수로는 삼성생명이 877건으로 14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았고, 금액으로는 ING생명이 815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ING생명과 삼성생명(607억원), 교보생명(265억원), 알리안츠생명(137억원), 동부생명(140억원) 등 상위 5개사는 지살과 관련해서 지급해야 할 금액이 100억원을 상회한다. 한화생명(97억원)과 신한생명(99억원)도 100억원에 육박했다. 생보사들이 소멸시효 경과 건에 대해 지급을 미루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급해야 할 금액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지급해야 할 금액 815억원 중 688억원이 소멸시효 경과 건이다. 삼성생명은 607억원 중 431억원, 교보생명은 265억원 중 213억원, 알리안츠생명은 137억원 중 122억원, 동부생명은 140억원 중 123억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미지급 액수가 가장 많은 ING생명과 신한생명, 메트라이프, PCA생명 등 7개사는 금감원의 지시에 따라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지급할 금액은 전체 미지급 자살보험금 중 43%(1069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를 비롯해 알리안츠생명와 동부생명, KDB생명, 현대라이프 등 7개사는 보험청구권 소멸시효(2년)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는 지급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보사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교보생명이 진행하던 소송 중 일부에 대한 것뿐이며, 내용 역시 소멸시효 경과 건이 아닌 미지급건에 대한 명령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생보사들은 소멸시효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결정되면 이후 지급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소멸시효가 지난 미지급보험료를 지급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대법원의 판결과는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에 대해 이자까지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삼성생명·교보생명 현장검사에서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수와 금액, 지연이자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보험금 미지급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 제재한다는 것.

삼성·교보생명 검사 이후 다른 보험사에 대한 추가 현장검사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에 특히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 선례가 생기면 국민의 노후 보장 수단인 연금 지급을 둘러싼 문제가 터졌을 때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구제를 받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법당국의 판단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보험사들의 부당이익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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