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 1000대 기업의 매출 합계가 한 해 사이에 11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10개사의 매출 비중이 전체매출의 80%에 육박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이 73%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2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내 전자업종 1000대 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1000개사의 매출 합계는 2014년 324조3500여억원에서 2015년 312조7600여억원으로 11조5900억원, 3.6% 감소했다. 전자업계 역시 불황과 저성장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반면, 업종 내 규모의 차이는 더욱 커진 모습이다.
2015년 상위 10개사의 매출은 279조9400여억원으로 업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2%에 달했다. 2014년 77.1%보다 2.7%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상위 100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매출 비중은 전체의 89.5%로까지 늘어난다. 상위 10%의 기업들이 전체매출 90%를 차지하는 역피라미드 구조인 셈이다.
업계 매출 1위는 유일하게 100조 클럽에 든 삼성전자로 2015년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35조2000여억원이다. 1000대 기업 매출의 43.2%다. 2위 LG전자는 28조3600여억원으로 매출 비중 9.1%를, 3위 삼성디스플레이가 26조3900여억원으로 8.4%, 4위 LG디스플레이가 25조8500여억원으로 8.3%, 5위 SK하이닉스는 18조7800여억원으로 6.0%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도 LG이노텍 5조6900여억원으로 1.8%, 삼성전기 5조6900여억원으로 1.7%, SKC 1조6100여억원으로 0.5%,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1조3900여억원으로 0.3%, 휴맥스 1조300여억원으로 0.3%의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과 LG 두 그룹 계열사들의 매출까지 합하면 지난해 양사의 매출은 228조5600여억원으로 1000대 기업 내 비중이 73.1%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 계열의 매출이 53.4%를 점했다.
양사의 매출 합은 전년도 230조5385억원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업계 매출 포지션은 71.1%(2014년)에서 73.1%(2015년)로 2%포인트 올랐다. 삼성 계열사의 포지션 역시 51.8%(2014년)에서 53.4%(2015년)로 더 높아졌다. LG도 19.2%(2014년)에서 19.6%(2015년)로 소폭 상승했다.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대기업군은 19곳에서 14곳으로 4곳 줄었다. 2000~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군도 2014년 64곳에서 지난해에는 57곳으로 7곳 줄어들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전자업계의 경우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며 "장기적으로 허리층인 중견기업을 강화할 육성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