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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펀경영' 녹여낸 G5, 글로벌 3위 목표 이룰까

기사입력| 2016-02-29 08:43:13
"바르셀로나를 닮았다."

LG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개막 하루 전인 지난 21일(현지시각) 언팩행사에서 공개한 G5를 한 줄로 표현 하면 딱 이렇다. 현지에서 만난 업계 한 관계자는 "바르셀로나의 가게들은 겉에서 보기에 작지만 속으로 들어갈수록 커진다"며 "G5는 배터리 탈착방식을 도입, 많은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바르셀로나는 수많은 관광객이 즐거움을 찾으러 오는 곳"이라며 "G5도 즐거움을 찾는 이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다양한 형태의 주변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던 점이 G5만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탄창식 교체로 차별화

G5는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1월 취임 후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조 사장은 "그동안 G4 등의 스마트폰 흥행 실패를 지켜보며 시장 선도업체보다 조금 나은 제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며 "새로운 축을 만들어 내야한다고 생각했고, 재미를 통한 독특한 제품을 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미를 강조한 G5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우선 조 사장은 G5의 디자인부터 기능을 기존 LG전자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듈화된 탈착식 배터리다. 스마트폰 하단부를 잡아당겨 뺄 수 있도록 배터리 부분을 권총의 탄창식으로 하면서 '탄창 스마트폰'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더욱이 최근 스마트폰 디자인의 대세인 풀 메탈 방식을 도입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풀 메탈 프레임의 경우 후면 커버를 벗길 수 없어 그동안 내장형 배터리만 사용될 수 있다고 여겨져 왔던 부분이다.

LG전자도 모듈화된 탈착형 배터리를 도입하기 위해 상당히 고민했다. 조준호 사장은 "배터리 교체 방식이 의외로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시장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하단부 외에도 옆면에서 배터리를 빼는 형태까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탈착형 배터리는 G5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밑부분에 있는 기본 모듈을 분리하고 취향에 맞는 다른 부품을 결합해 장난감처럼 조립해 놀 수 있다. 대표적인 부품은 'LG 캠 플러스'와 'LG 하이파이 플러스'다. LG 캠 플러스를 끼우면 전원, 셔터, 녹화, 줌인아웃 등 기능을 실행해 아날로그 카메라로 촬영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LG 하이파이 플러스는 세계적인 오디오 기업 '뱅앤올룹슨(B&O)'와 협업해 만든 32비트 모듈로 음악을 자주 사용하는 이용자에게 최상의 음질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LG 360 VR, LG 360 CAM, LG 롤링봇(홈모니터링 카메라 등도 G5를 빛나게 하는 전용 디바이스들이다.

▶"G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 높아 1000만대 이상 판매"

이런 G5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외국 통신사들이 마지못해 판매를 하는 스마트폰이란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G5 출시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MWC시간 중 상당한 G5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며 "200여개 사업자를 통해 3~4월 사이 글로벌 동시 출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LG전자의 출시 스마트폰 중 역대 최고 판매고를 올릴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았던 유럽시장과 미국시장 등에서 G5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부 유럽업체들은 전략적으로 같이 해보자며 LG전자 측과 접촉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G5는 지금까지 LG전자의 G시리즈 중 완성도가 가장 높아 그동안 최고치를 기록한 G3의 판매량을 넘어서 것"이라며 "1년간 1000만대 이상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대감은 벌써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G5가 출시되기 전이지만 LG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LG전자는 최근 3년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지난해 LG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이 전적으로 G5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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