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3일 낡은 고시원과 여관·모텔, 빈사무실 등 비(非)주택시설을 셰어하우스 또는 원룸형 주택으로 리모델링해 주거약자에게 공급하는 주거복지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는 리모델링한 주택을 최장 10년간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침체와 노후화로 늘어나는 공실 때문에 고민하는 건물주와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찾는 청년 주거빈곤층을 잇는 민관협업방식의 이른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이다.
입주 물량의 30% 이내는 청년주거빈곤 가구에게 주변시세 대비 50% 수준의 '반값 월세'로 우선 공급한다. 청년주거빈곤 가구는 주택법상 최저 주거기준미달 가구와 지하 및 옥상거주,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를 말한다.
이 사업은 주택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이 사업자가 돼 지은 지 20년 이상 된 건물을 매입·임대 후 리모델링하고 SH공사를 통해 입주자를 모집, 주택을 공급하게 된다.
이때 시가 리모델링 비용의 50%(1억5000만원 한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사업자는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을 통해 사업비의 90%까지 5년 만기, 연 2%의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고시원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최근 도시 주거문제 대안으로 떠오른 셰어하우스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실당 최소 6.5㎡(약 2평) 이상의 개인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회의실, 휴게실, 식당 등 커뮤니티 공간(실당 1평 내외)과 화장실, 샤워실, 세탁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여관·모텔 등 숙박시설은 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 특성을 살려 대규모 공사 없이 원룸형 주택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올해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총 400실 시범 공급하고, 이 사업에 참여할 사업시행자를 연중 상시 모집한다.
입주자 모집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정을 위해 SH공사가 대행하며, 본격 리모델링이 시작되는 오는 6월경부터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입주자격은 무주택 1~2인 가구 중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인 자로 주변 시세 대비 80% 이하의 임대료를 내고 최장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시는 내년부터 연간 2000실 이상으로 물량을 크게 늘리고, 올 상반기 중 조례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건설업, 부동산업, 임대업종)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현재와 같은 주거난이 지속되는 주거 상실의 시대에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사업은 도시재생과 서민주거 안정을 동시에 충족하는 1석2조의 사업인 만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