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도시락, 술·바나나우유 제치고 편의점 매출 1위 상품 처음 등극
기사입력| 2016-02-23 13:31:30
도시락이 편의점에서 처음으로 매출 1위 상품으로 등극했다. 도시락이 1위에 오른 건 국내에 편의점이 등장한 27년만의 일로 술, 바나나우유 등 편의점의 전통적인 인기 상품을 제쳤다.
23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약 3000개의 취급 품목(담배 제외)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백종원 한판 도시락(3500원)'의 매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3900원)'과 '백종원 맛있닭가슴살(3900원)'도 각각 3위, 8위를 기록하는 등 도시락 상품이 매출 상위 10위 안에 3개나 포함됐다.
그동안 편의점 매출 순위에서 소주·맥주·바나나맛우유·캔커피 등 주류와 음료가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했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CU의 연간 매출 1~5위 품목은 진로 참이슬 360㎖, OB 카스 페트병 1.6ℓ, 빙그레 바나나우유, OB 카스 캔 500㎖, OB 카스 캔 355㎖ 이었고, 도시락은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도시락·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이 CU 편의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1.5%를 기록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올해부터 지난 21일까지 품목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혜리 11찬 도시락'이 6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순위였던 11위보다 다섯 계단이나 올랐고, 도시락으로서는 처음으로 매출 10위권에 진입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간에 비해 무려 3.1배나 급증했다.
CU 관계자는 "매출 상위권은 술, 바나나우유가 독차지했기 때문에 도시락 매출이 가장 많다는 통계를 처음엔 의심했다"며 "업계 전체로도 편의점이 처음 등장한 후 27년 동안 도시락이 매출 1위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편의점들이 자체 브랜드 도시락을 다양하게 개발하면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대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CU는 지난해 12월 인기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함께 출시한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세븐일레븐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여주인공 혜리를 내세운 11찬 도시락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