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판매하는 팝콘 속에 비만과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당'과 '포화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4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9개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에서 판매하는 팝콘을 조사한 결과 성인 1일 섭취권고량 기준 당분이 2.3배 많다고 밝혔다. 포화지방도 팝콘 세트 하나가 성인 1일 권장량의 74%를 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은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대한극장, 서울극장, 야우리시네마(충남 천안), SFX시네마(충북 청주), MMC만경관(대구), 대영시네마(부산) 등 9개 멀티플렉스다. 소비자원은 이들 9곳에서 판매하는 중·대용량 팝콘을 A(달콤/캐러멜)와 B(일반/고소/어니언/갈릭)군으로 나눠 각 18종씩 조사했다.
조사결과 대용량 팝콘의 경우 당류는 메가박스에서 판매하는 A군 팝콘이 109.6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CGV A군 88.1g, 부산 소재 대영시네마 A군이 82.9g 순으로 나타났다. 포화지방은 대한극장 B군이 45.5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청주 소재 SFX시네마 B군이 38.9g, 서울극장 B군이 37.3g 순으로 조사됐다.
중간용량의 경우 당류는 메가박스에서 판매하는 A군 팝콘이 32.5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CGV A군 팝콘이 31.5g, 롯데시네마 A군 팝콘이 30.2g 순으로 나타났다. 포화지방은 서울극장 A군이 14.6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CGV A군이 11.6g, 천안 소재 야우리시네마가 10.9g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대용량 팝콘의 평균 무게는 238.3g으로 중용량 팝콘의(74.7g) 3.2배에 이르지만 가격 차이는 대부분 500원대에 머물러 소비자들이 높은 열량과 당, 포화지방에 쉽게 노출된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복합상영관의 식음료 판매매장이 식품접객업(휴게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영양성분 표시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9개 사업자에게 팝콘과 콜라의 용량을 다양화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매겨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율영양 표시 확대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