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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설 도는 SC은행, 5년 내 2배 성장의 비법은 감원?

기사입력| 2016-02-03 09:26:09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최근 '2016년 사업전략과 투자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5년 내 고객수 등을 2배로 키우고, 또 지점을 강화해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 SC은행의 행태는 거꾸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C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2011년 3월말 408곳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251곳으로 대폭 줄었다. 한때 6200명이 넘었던 임직원수도 현재 4100명으로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SC은행의 2배 성장전략은 점포와 직원의 수를 줄여 이뤄내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SC은행의 국내사업 철수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적, 지난 1일 한국신용평가는 조직 축소의 영향으로 '신용 하락'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직원은 줄이면서 서비스는 확대?

SC은행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전략과 투자전략, 금융시장 전망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호준 SC은행 전무는 "향후 5년 내에 자산관리본부의 수익과 자산, 고객수 모두 2배로 키우겠다"며 "이 같은 성장을 위한 전략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나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에 있다"고 밝혔다.

장 전무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설치되고 있는 뱅크숍을 통해 주말에도 자산관리 상담 및 투자상품 가입이 가능해져 고객과의 자산관리 서비스 접점이 대폭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SC은행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업무제휴를 맺고 전국 신세계백화점 10곳과 이마트 28곳에 뱅크숍 4개와 뱅크데스크 48개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이마트에 뱅크데스크 10개를 추가 개설했다.

그는 또 "각 지점마다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센터 위주의 특화되고 집중화된 기존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편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점 위주의 가깝고 보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전략만 보면 규모를 확대하고 투자도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점포수와 직원 수를 줄이고 있어 시장의 반응은 의아스럽다는 분위기다. 예컨대 국내 점포수는 2011년 3월 2011년말 382개에서 2012년말 366개, 2013년말 342개, 2014년말 283개, 2015년 9월말 251개로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임직원수도 2011년말 5237명, 2012년말 5203명, 2013년말 5229명, 2014년말 5119명, 2015년 9월말 5101명으로 서서히 줄다가 지난해말 진행된 특별퇴직으로 960명의 직원을 내보내면서 4100명대로 주저앉았다. 점포수와 임직원수 뿐만 아니라 시장점유율도 대출금을 기준으로 할 때 2011년말 3.2%에서 2015년 9월말 2.0%로 하락했다. 예수금 시장점유율은 2011년말 4.3%에서 2015년 9월말 2.7%로 떨어졌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 지난해 중반부터 SC은행의 철수설이 흘러나온 뒤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영국 등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사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업부진에 허덕이며 한국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서울지점 매각을 발표했고, 영국계 HSBC은행은 지난 2013년 소매금융 사업을 접고 기업금융 업무만 보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서울 소재 은행과 증권 지점을 폐쇄하며, 한국 사업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SC그룹도 지난해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일본 J트러스트에 매각한데 이어 SC은행과 SC금융지주를 흡수 합병하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신평,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높아"

이 같은 SC은행의 점포와 임직원 축소 행보에 대해 최근 한 신용평가사는 영업력이 훼손돼 장기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 1일 "SC은행은 수도권 위주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정이하여신은 1% 초반대로 자산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하지만 SC그룹 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위축되는 가운데 영업점과 인력이 줄어들면서 영업 기반마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총영업이익의 70%를 상회하는 판관비 부담으로 수익성 저하도 우려했다.

오보균 한신평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SC은행은 예수금과 대출금 시장 점유율 하락, 인력 감축 등으로 영업 능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계좌이동제 실행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등장으로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여러 지표를 분석해 보면 흐름을 볼 수 있다"며 "SC은행의 경우 그 지표들이 대체로 낮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SC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해 AAA등급을 주고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사들의 흐름이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오보균 실장은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이 한국 내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SC그룹 역시 은행을 제외한 다른 사업 분야를 속속 매각하고 있다"며 "아직은 그룹 내 은행의 비중이 적지 않지만 과거보다 약화된 것이 사실이며 이런 여러 가지 조건을 반영했을 때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SC은행이 올해 ▲예수금과 대출금 시장점유율(국내은행 기준)이 각각 2.5%와 1.8% 이상 ▲총자산순이익률(ROA) 0.2%(일시적인 비용 제외 기준) 이상 ▲보통주자본비율 12.0%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한영 SC은행 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지점 수의 변화나 직원 수의 변화는 3월 공시에나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신평이 내린 분석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장호준 전무가 발표한 올해 사업전략은 은행 전체가 아닌 자산관리 부분에 국한된 것"이라며 "직원수나 지점수가 줄었기 때문에 지점의 PB서비스 강화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PB서비스 강화를 위한 인력은 충분하다"고 해명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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