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발포성 와인 카바를 생산해내는 와이너리 코도르류. 와인 생산과 관광업을 결합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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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농가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60세 이상이다. 연간 매출액이 500만원 이하인 영세고령농도 60만명에 달하는 등 농업의 구조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경제의 대안으로 6차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6차산업은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3차산업) 등을 연계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케이푸드(K-Food)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이같은 고민은 필수적. 농업생산물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 하면 다국적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공 상품(식품, 의약품,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과 관광 체험 서비스 상품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농업이 강세를 보인 스페인 또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산업으로 6차 산업을 고민하고 있는 스페인 농업에서 케이푸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해법을 찾아보자.
▶3D로 만나는 스페인 와인, 전통과 미래의 만남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에 위치한 코도르뉴. 수백년된 와인 양조 기구가 전시된 메인홀을 지나 처음 체험하게 되는 관광코스는 3D 영화 관람이었다. 이 와이너리와 카바의 오랜 전통을 심지어(!) 3D 영화로 보여주는 관람 프로그램에 관광객들은 한 눈에 반하게 된다.
코도르뉴는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깊은 카바 와이너리다. 카바는 샴페인 방식(Methode Champenoise)의 발포성 와인을 칭한다. 스페인에선 남녀노소 즐기는 와인이지만, 한국엔 프랑스나 칠레 미국 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사실.
이러한 기존 홍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도르뉴는 기존 와인 생산업에 관광업을 더했다. 관광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찾은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관광 코스를 개발, 호응을 얻고 있다. 와이너리 지하를 관광기차로 둘러봐야할 정도로 방대한 시설을 관광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어 현대화된 설비까지 둘러본 뒤 시음도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다양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는 카바를 종류별로, 제조년도별로 시음할 수 있는 코스는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바는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코도르뉴의 빅토르 산체스 이사는 "현재 1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스페인의 전통 와인을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적극 알리기 위해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게획"이라고 밝혔다.
▶도시화에 맞서는 생존법, 공존과 나눔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5㎞ 떨어진 바이스 요브레갓 농업공원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형태를 보여준다.
이곳은 바르셀로나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시기, 주 정부가 농업 지원책으로 1997년에 설립했다. 현재 카탈루니아 주 정부와 농민단체가 함께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농업공원 관계자는 "바르셀로나 도시에 공급하는 식자재의 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우리의 존재의의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의 먹거리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하는 도시인들에게 우리 농업공원의 농작물들은 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스 요브레갓 농업공원에서 수확하는 작물들은 바르셀로나에 주로 공급된다. 주 생산품목은 아티초크로, 매년 7340t을 수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바이스 요브레갓의 생존법. 주 생산품목인 아티초크를 활용한 레시피를 적극 개발, 널리 알리고 있으며 쿠킹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바이스 요브레갓에 대한 국내외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