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삼센지역(Samsen)에 위치한 마크로마트(Macro Mart)에서 판촉직원들이 하이트진로가 최근 출시한 '자몽에이슬'과 함께 '참이슬', '진로24'를 홍보하고 있다. 자몽에이슬은 현지인을 타깃으로 10월부터 태국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방콕(태국)=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하이트진로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에 본격 나선다.
이를위해 하이트진로는 브랜드별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내세웠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7일 태국 방콕 쉐라톤 그랜드 스쿰빗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동남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 기업과의 제휴, 영업소 개설, 신제품 출시 등 나라별로 현지화·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동남아 지역은 그동안 교민과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소주 등 한국 주류소비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 주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일본, 중국에 이은 아시아지역 3대 수출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말 AEC(Asean Economic Community,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으로 GDP 규모로 세계 7위, 인구로는 6억명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게 된다.
이로써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동남아가 역동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체계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실적은 55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맥주가 235.2%, 소주가 25.7% 성장했으며, 나라별로는 필리핀이 195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맥주 OEM 수출계약 계약을 맺은 싱가포르는 534%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하이트진로는 현지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먼저 한류바람이 일었던 태국에는 현지기업과 제휴로 시장을 확대해왔다. 2011년 태국의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은 후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도 지난달 태국에 첫 수출됐다. 10월부터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자몽에이슬에 대한 현지 파트너의 기대도 상당하다.
하이트진로의 파트너사인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자몽에이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뉴하이트도 올해 연말부터 태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필리핀에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인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틈새시장 공략 및 TV광고와 지역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참이슬, 하이트, d 등의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지화가 가장 빠른 태국에는 대중문화와 접목한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분럿그룹은 소주 브랜드 진로에서 이름을 딴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JRGG(JinRo Girl Group, 진로걸그룹)라는 이름의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현지인들로만 멤버가 구성돼 있지만 한류의 영향력을 고려한 네이밍이다. 분럿그룹은 향후 JRGG의 활동으로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현지의 젊은 층에게 더욱 크게 자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이다. 하이트진로는 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노이에 2016년 초에 영업소를 개설해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베트남 영업소는 향후 동남아시아 거점 본부로 삼을 예정이다.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한 OEM 생산 등 현지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전략을 통해 2017년에는 2015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2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은 일본, 중국에 이은 3대 수출권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AEC 출범으로 인해 동남아시아 주류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기회가 생기고 있다"면서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음용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통해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려 동남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콕(태국)=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