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홍종학 의원 "중소 맥주, 높은 세금 때문에 고사 위기"
기사입력| 2015-09-29 14:43:14
국내 중소맥주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 때문에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국내 중소기업맥주와 하우스맥주(이하 중소맥주)의 경우 대기업·수입맥주에 비해 최대 4배 가까운 높은 세금을 적용받고 있다"면서 "이같은 불평등 요인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하우스 맥주 업체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맥주기업 규모별 면허수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 맥주업체는 지난해 기준 5곳에 불과하며 하우스맥주 업체는 2005년 112곳에서 지난해 49개로 급감했다.
반면 수입맥주에 대한 인기는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서 제출한 최근 5년간 맥주 수입현황에 따르면, 맥주 수입규모(수입량 기준)는 매년 수직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벨기에로부터의 수입량은 연평균 65% 증가율을 보이며 급증하고 있다.
현행 주세법 상, 모든 맥주에는 출고가격 또는 과세가격(수입금액+관세)의 72%에 해당하는 주세가 동일하게 부과되고 있다. 즉, 1리터를 생산하든 100리터를 생산하든 동일한 주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따라서 대량 생산시설을 통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대기업 맥주에 비해 중소규모 맥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적용받을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수입맥주의 경우도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낮은 주세가 부과된다.
실제로 중소기업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는 699.49원으로 대기업 맥주의 286.37원에 비해 2.44배 많다. 수입맥주의 주세 191원와 비교할 경우 3.66배까지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되고 있다.
홍 의원은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향후 FTA 협정에 따라 관세율이 0%가 될 경우, 수입맥주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따라서 국내 중소맥주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중소맥주의 어려운 현실과 달리 미국 중소맥주 시장은 꾸준히 고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 맥주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소맥주 업체는 지난해 기준 3418개로 2005년에 비해 2.4배나 증가했다. 특히 Microbrewereis(중소맥주 생산업체)는 2013년 대비 27.8%로 크게 늘었다. 이는 중소맥주에 대해 저세율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막걸리의 경우 전통주산업을 육성한다는 이유로 이미 5% 주세율이 적용되고 있다"며, "저가의 수입맥주로부터 국내 맥주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주세법 개정을 통해 중소규모 맥주에 대한 낮은 주세율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