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특허기술과 민간 양조기술이 융합된 민관 합작 막걸리가 첫 출시된다.
전통누룩에서 분리한 토종종균과 우수 발효 효모를 동시에 활용해 막걸리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년만의 막걸리독립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민막걸리협동조합은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전통누룩에서 분리한 토종종균 특허 기술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한국식품연구원의 가바(GABA) 생성 우수 발효 효모 특허기술을 이용해 막걸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는 22일 출시되는 막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뜻에서 '국민막걸리 K'로 이름 붙였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막걸리에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방 전후 일본에서 도입된 양조 종균과 범용 효모가 사용된다. 당시 양조기술이 부족하고 시설이 열악해 양조업체는 균일한 맛을 낼 수 있고, 술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도입된 백국균(아스퍼길러스 루츄엔시스, Aspergillus luchuensis)을 이용해 왔다. 효모 또한 제빵에 사용되는 효모가 사용되는 등 막걸리 양조용 종균과 효모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다.
'국민막걸리 K'에 사용된 종균과 기술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전통의 의미와 맛을 찾기 위해 전통누룩에서 토종균주를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한경대학교 김계원 교수, 서울대학교 이인원 교수, 경희대학교 박천석 교수가 연구에 참여해 '신균주 아스퍼질러스 오라이제에 및 이를 이용한 막걸리 제조방법'을 특허출원했다. 비로소 국가에 공식적으로 등록 된 족보 있는 원균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균주는 인체에 유해한 독소(아플라톡신)를 생성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막걸리 발효에 가장 중요한 효모 또한 특허기술이 도입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이 다년간 연구를 통해 전통누룩에서 분리한 양조효모 중 선별 연구를 통해 최적화된 우수효모를 사용했다.
이번에 사용된 효모는 가바(GABA)물질로 많이 알려진 감마아미노부르티산(γ-amino butyric acid) 생성이 뛰어난 전용 발효 효모다. 가바는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는 비단백질성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뇌와 척주에 존재하는 흥분 억제성 신경전달 물질로서 흥분억제효과, 이뇨, 황산화, 정신집중, 기억력강화, 혈압강하와 같은 체내 기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화에 기인된 시력저하를 회복시켜주는 기능을 갖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기능성 식품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국민막걸리 K'는 의미뿐만 아니라 기능성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막걸리 K'는 토종 종균을 사용해 일본산 백국균을 대체했다는 점, 양조 전용 우수 효모를 사용한 점, 협동조합의 형태로 전국에서 동시 출시된다는 점에서 100년만의 막걸리독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막걸리 K'는 진한 베이지풍의 담갈색상, 전통 누룩에서 나타나는 옅은 꽃향으로 달달한 맛이 곡물향과 함께 풍미를 더한다. 권장소비자가는 1950원이다.
국민막걸리협동조합은 향후 '국민막걸리 K'의 2단계 중장기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위해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농축산용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동물분자유전육종사업단, 바이오식품소재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 한국과학문명사편찬사업단 등과 산학협력체를 구성했다.
윤진원 국민막걸리협동조합 사무총장은 "K-POP처럼 대한민국을 상징하고, 우리나라 막걸리의 국민주를 목표로 '국민막걸리 K'라 이름 붙였다"며 "산학관연 시스템을 통한 연구기반의 고품질 막걸리 산업화를 추진해 막걸리 산업의 육성과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