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사, 압구정 등 강남권역 잘나간다
기사입력| 2015-04-22 10:51:59
2015년 1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2.57만원/㎡으로 전분기(2.59만원/㎡)대비 0.86% 하락한 가운데 강남권 임대료가 강세를 나타냈다.
기존 일반 수요에 관광객 수요가 더해진 신사역 상권이 5분기 연속 임대료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예기획사, 명품거리 등 통하는 압구정 상권 임대료는 5.80% 상승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선(삼성중앙역, 봉은사역) 개통의 후광효과로 삼성역 주변의 상가 임대료는 5.40% 상승했고 한동안 조용한 모습을 보이던 강남역 주변도 4.20% 상승했다.
부동산114(www.r114.com)가 2015년 1분기 도시별 상권임대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과 인천을 제외한 서울, 경기, 대전, 대구의 상권 임대료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제 소상공인 등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시장이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으며 부산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늘며 전분기(2.07만원/㎡)대비 3.78% 상승했다. 인천은 전반적으로 전분기(1.79만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논현동 주변 상가 매물이 출시되며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 강남 및 도심권역
강남권역은 △신사 7.9% △압구정 5.8% △삼성역 5.4% △강남역 4.2% 순으로 임대료가 상승했다. 신사는 워드로브, 반트365, 앤솔로지 등 편집샵과 관광객을 겨냥한 코스메틱 업종들이 집객효과를 내고 있다. 춘절(2/18-2/22)을 맞아 가로수길을 찾는 중국인관광객들이 증가하며 상권이 더욱 활발했다. 수요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포진해 있는 가로수길보다는 개성있는 디저트가게, 카페 등이 자리잡은 세로수길을 선호하는 추세다. 주로 가로수길에서 쇼핑을 한 후 세로수길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로를 밟는다.
압구정은 연예기획사를 필두로 관광객 방문이 활발하다. 특히 갤러리아에서 청담사거리로 이어지는 길과 도산대로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접근성이 좋진 않지만 명품, 고급 레스토랑 등이 위치해 있고 청담동이라는 지역적 프리미엄이 플래티넘(Platinum)상권 조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역은 지하철 9호선 연장선 개통(3월 28일 개통)에 대한 기대감으로 2분기 연속 임대료가 올랐다. 지하철 개통으로 접근성이 향상되며 일대 상권을 중심으로 임대료의 추가상승도 예상해볼 수 있다. 전분기 보합세를 보였던 강남역은 당분기 4.2% 상승했다.
매물이 뜸한 강남역 인근 요식업종 밀집지역에서 높은 가격의 매물이 출시된 영향이다. 파미에스테이션(센트럴시티), 파르나스몰(코엑스) 등이 인기를 얻으며 인근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분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도심권역은 △종각역(5.2%)이 상승했고 ▽종로3가(-7.2%) ▽종로5가(-8.6%) ▽광화문(-1.5%) 상권 임대료가 하락했다. 신규 오피스 공급으로 상주수요가 증가한 종각역 상권 임대료가 전분기(5.55만원/㎡)대비 5.2% 상승했다. 젊음의 거리 부근은 요식 및 유흥업종이 밀집해있어 저녁상권이 활발하고 인사동은 관광수요로 주간 상권이 주로 발달된 모습이다. 종로3가 상권 임대료는 7.2% 하락했다. 귀금속 상가와 일대 요식업종 밀집 지역 위주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이면도로 내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면서 임대료가 하락했다. 한편 국내 첫 영화관인 단성사가 2년 6개월 만에 주인을 찾았다. 본격 영업에 나서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 재개되면 일대 상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 신촌 및 영등포권역
신촌권역 상권임대료는 ▽이화여대(-7.0%)와 ▽신촌(-6.7%)이 하락했고 △홍대(1.9%)는 상승했다. 국내외 SPA브랜드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홍대 특유의 분위기가 관광객 및 일반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명실상부한 넘버원(No.1)상권으로 자리잡은 홍대는 당분기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상권 범위가 합정, 상수, 연남동으로 넓어지며 그 폭은 전분기대비 감소했다. 신촌은 임대료 하락폭이 전분기(-1.8%)보다 커지긴 했지만 요식업종 밀집지역과 백화점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반면 이화여대는 이렇다 할 흡인요소가 부족하다. 대학생 고정수요가 있지만 구매력을 갖춘 20-30대 수요에게 어필할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영등포권역은 △영등포역이 1.9% 상승했고 ▽여의도역 -6.6% ▽영등포시장역 -2.6%로 임대료가 하락했다. 여의도역은 MBC 이전에 따른 상주 인구 감소로 인해 임대료 하락세가 2분기 째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시장역은 큰 변동 없이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영등포역은 요식업종 밀집지역 내 유동인구가 꾸준해 저녁상권이 발달한 가운데 몇몇 신규 점포들이 들어서며 상권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 서울 기타권역
기타권역은 이태원 상권의 임대료 상승이 4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당분기 이태원 상권 임대료는 전분기(3.55만원/㎡)대비 14.9% 상승했다. 경리단길 인기와 이태원 세계 음식문화거리가 시너지를 낸 영향이다. 한편 노량진 상권 임대료는 10.8% 하락했다. 노량진역 상권은 역주변과 노량진역에서 우성, 신동아 등 아파트 밀집지역 쪽으로 향하는 골목에 형성돼 있으며 10-30대가 주 수요층이다. 당분기는 노량진역에서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당 2만원 이하의 저가 매물이 출시되며 임대료가 하락했다.
▣ 분당 및 일산권역
분당은 △야탑역(10.4%) △정자역(5.6%) △수내역(1.5%) △판교(1.5%) ▽서현역(-2.8%) ▽미금역(-9.7%) 순으로 임대료가 변동했다. 주로 저녁상권이 발달한 야탑역은 먹자골목을 찾는 단골수요와 판교테크노밸리 상주수요로 인해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상권 임대료가 상승했다. 정자역은 신규 오피스텔 저층부에 지원시설 입점이 늘면서 일대 상권 임대료를 상승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금역은 LH, 한국가스공사 등 기관 이전 여파로 인해 임대료가 하락했다. 다만 미금역 인근 신규 오피스텔 내부에 조성된 식음료점포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한식뷔페를 필두로 한 전략적 MD구성으로 인근 아울렛 유동인구가 유입하고 있어 활발한 상권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산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교통여건이 좋은 대로변 매물이 출시되는 등 매물특징에 따라 가격 등락을 보였다. △주엽역(8.5%) △화정역(5.2%) ▽백석역(-2.8%) ▽정발산역(-6.7%) ▽마두역 (-7.9%) ▽대화역 (-8.8%) 순이다. 주엽역은 역 인근에 위치한 오피스텔 저층부 상가가 매물로 출시되며 임대료가 상승했다. 화정역은 로데오거리와 멀티플렉스 일대 유동인구가 꾸준한 모습이다. 대화역은 킨텍스 주변 레이킨스몰에서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며 전분기(2.39만원/㎡)대비 임대료가 8.8% 하락했다.
▶경리단길, 세로수길 등 상권의 개성과 무드(Mood)가 중요한 시대
1분기 서울 주요 상권은 체감경기 회복이 더디면서 일부 상권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백화점이 부진하다. 올해 1월 백화점 매출(15.4.14기준)은 지난 해 12월 대비 22.2% 하락하며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증감률을 나타냈다. 내수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 등 다양해진 쇼핑경로로 인해 고객이 줄며 백화점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수요자들의 소비 성향의 변화도 한 몫 한다. 최근 수요자들은 물건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하기보다는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쇼핑과 맛을 향유한다. 세로수길, 경리단길, 서촌 등의 상권이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상권이 가지는 분위기도 중요하다. 최근 청담동 명품거리, 성수동 구두거리 등은 고유의 개성과 무드(Mood)로 입 소문이 퍼지는 곳 중 하나다.
한편 권리금 법제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본격 논의가 4월로 미뤄졌다. 상가권리금약탈방지법 토론회에서는 4월 임시국회에서만큼은 상가 권리금의 법제화를 중점 처리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입법 정책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리금의 정의와 손해배상 범위 등이 쟁점인 가운데 임대인의 거센 반발도 만만치 않아 법안통과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