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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부동산] 삼성이 가는 곳에 돈이 보인다
기사입력| 2015-03-26 15:48:12
'기준금리 1% 시대'를 맞아 부동산 경기가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종전 2%에서 1.75%로 인하하면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연일 분양을 받으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상태다.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와 오피스텔에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하향 조정돼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마이너스 금리시대'가 열린 탓이다. 상가와 오피스텔은 투자금 대비 연 평균 6% 안팎의 수익률이 보장되기에 '기준금리 1%시대'의 재테크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분양한 마포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1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25㎡(8평)의 분양가가 최고 2억9280만원에 달했으나 계약 후 300만원의 웃돈이 붙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 강남지역 자산가 250명을 상대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43.7%가 부동산을 꼽았다. 또 투자할 유망 부동산으로는 47.6%가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높은 열기를 타고 건설사들의 상가 및 오피스텔 공급량도 대폭 늘어나고, 분양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른바 '삼성 벨트'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도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이 가는 곳엔 부동산 가치도 상승
부동산 시장에는 이른바 '삼성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나 제조공장이 입주하면 주변 부동산 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의 수원 사업장을 기점으로 남쪽의 기흥-화성-아산탕정 사업장으로 이어지는 '삼성 벨트'다.
삼성전자가 창립된 것은 지난 1969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서 제조공장을 만들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 이곳은 이후 비약적으로 확대돼 현재는 172만㎡(약 52만평)에 계열사인 삼성전기 등과 함께 삼성 디지털시티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에 1990년대 말부터 330만㎡(100만평) 규모의 영통신도시가 조성됐다. 이곳은 삼성전자 배후단지라는 후광을 업고 단숨에 '수원의 강남'으로 떠올랐다. 특히 불황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권이 형성되면서 초기 상가 투자자들은 상당한 재미를 봤다. 지난 2000년대 중반 3.3㎡ 당 1800만원대에 분양됐던 상가 가격은 현재 25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입지가 좋은 곳은 3.3㎡ 당 가격이 최고 35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경기를 크게 타지 않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도 영통신도시 상가의 특성이다. 원룸과 오피스텔은 3.3㎡ 당 700만~10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최근 영통지구에서 신규 분양되는 상가의 3.3㎡ 당 가격은 3000만~3400만원(1층 기준)에 이를 정도로 상가 분양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통지구는 1974년에 건립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배후단지 역할도 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삼성 제조공장이 있는 곳엔 고용창출 효과와 생산유발 효과가 크기 때문에 부동산도 크게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1996년에는 화성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다. 화성 반도체공장의 배후지로 2006년부터 조성된 동탄신도시가 있다. 이곳 역시 서울 강남-분당-용인으로 이어지는 '강남 벨트'에서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음에도 '삼성 효과'로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동탄신도시는 화성사업장 뿐만 아니라 기흥사업장과 수원사업장의 일부 부동산 수요도 흡수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에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LCD 패널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도 2008년부터 삼성전자 배후도시로 아산신도시가 건설돼 '상전벽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낙후됐던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됐다,
1단계 개발이 끝난 아산 신도시에는 2010년 이후 상가와 오피스텔, 원룸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상가 3.3㎡당 가격은 1500만~2500만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원룸과 오피스텔은 3.3㎡당 500만~9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삼성 본사가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하면서 주변 상가 가격이 크게 뛰는 등 부동산도 요동을 쳤다. 공실로 남아있던 오피스텔은 협력업체들의 입주로 순식간에 동이 났고 삼성 본사 입주 후 주변 상가 가격은 30% 내외 상승했다. 현재 삼성타운 인근 강남역 주변의 1층 핵심 상가 3.3㎡당 가격은 1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을 정도다.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강남구를 제치고 서울에서 가장 비싸진 것에도 삼성타운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서초구의 아파트 한 채당 거래가는 평균 10억3284만원이다. 이에 비해 강남구는 10억1095만원으로 서울에서 서초구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서울 부의 지도가 바뀐 것으로 '삼성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 효과'의 원천은 높은 소비력
삼성전자는 세계 초일류 기업답게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지난 2013년 기준 1억200만원에 달한다. 제조업체인 만큼 직원수도 많아 9만4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삼성전자 직원들의 소득이 국내 최고수준이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장 배후단지의 아파트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은 물론, 높은 소비력을 바탕으로 상권도 크게 활성화된다. 상가 가격도 비싸지고 임대료도 덩달아 상승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삼성 벨트'의 상가에서 장사를 할 경우 탄탄한 소비력이 뒷받침돼 웬만하면 적자를 보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삼성전자가 세계경기의 침체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만큼 이들 삼성벨트 내 상권도 경기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평가다. 하방경직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들어서면 사업성격 상 인근에 협력업체도 들어서게 되면서 배후도시에는 유입인구가 크게 늘어난다. 오피스텔 수요도 증가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기존 삼성벨트내 상가와 오피스텔 등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NH투자증권의 김규정 부동산 연구위원은 "이미 삼성효과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삼성벨트 내 수익형 부동산은 오를 대로 오른 곳이 상당수다"면서 "상가는 입지에 따라 가격과 수익률 등이 천차만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통신도시내의 R공인중개사 대표도 "투자금 대비 4%의 수익률도 내지 못하는 상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삼성벨트 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에는 수익률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미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5~6% 정도의 수익률이 가능한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삼성벨트의 새 거점 평택의 고덕신도시
요즘 삼성벨트의 새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평택 고덕신도시다.
고덕신도시는 평택시 고덕면과 서정동 일대 1735만㎡(약 526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396만㎡(120만평)이 삼성전자에 할애됐다.
이곳은 현재 터 닦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아파트는 5만4000여채가 건설될 예정으로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고덕신도시 내 부지에 총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1단계 공사를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은 투자가 모두 집행될 경우 2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전 삼성전자가 고덕신도시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곳 부동산 열기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고덕신도시 인근의 A급 토지 가격은 현재 3.3㎡당 300만~4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투자계획 발표 이후 2배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고덕신도시 예정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의 소사벌지구와 용이지구, 서정리역 부근의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사벌지구에는 지난해 상가 20개 동이 성공리에 분양됐다. 3.3㎡당 분양가는 2000만~3000만원 수준. 소사벌 지구의 B공인 대표는 "서울은 물론 수원과 안산, 경상도 등에서 온 투자자들이 상가 물건의 절반 이상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용이지구에는 지난해부터 원룸빌딩 건설붐이 일고 있다. 또 서정리역 부근에는 지난해 오피스텔 1500여실이 성황리에 분양됐다. 오피스텔의 3.3㎡당 분양가격은 1000만원선이다. 오피스텔의 프리미엄은 아직 형성돼 있지 않고 분양가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선종필 대표는 "그동안 부동산에 삼성이 미치는 효과를 감안했을 경우 고덕지구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