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땅콩 회항' 사건, 미국 법정으로 간 까닭
기사입력| 2015-03-11 15:35:38
'땅콩 회항' 사건 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김모 승무원이 미국에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1일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김모 승무원은 미국 뉴욕 퀸즈 법원에 대한항공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소장에서 김모 승무원은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자신을 폭행하고 밀쳤으며 위협했다고 주장했으며, 변호인인 앤드루 J. 와인스타인은 뉴욕데일리뉴스에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이 절제되지 않은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선 김모 승무원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입은 손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개인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미국 법원에서 더욱 엄격하게 판단한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 '땅콩 회항'이 당시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속지주의에 따라 미국 연방항공규칙 등 미국법의 적용대상이 되고, 김모 승무원 본인이 국내에서의 소송을 부담스러워했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정식으로 소장을 받지 못한 상태라 언급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JFK공항에서 김 승무원의 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며 이륙 직전의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렸고, 지난달 12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항공기 항로변경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오는 18일까지 병가를 낸 김모 승무원은 지난 1월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조 전 부사장 재판에서 "회사 측이 교수직을 주겠다며 회유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김모 승무원은 "이번 일로 상처 입은 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면서 "조 전 부사장의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