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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부동산 틈새 투자처 분양형 호텔 '인기몰이'

기사입력| 2015-03-10 10:10:49
아파트 가격이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상가, 오피스텔, 원룸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급 과잉으로 오피스텔, 원룸 등은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상가는 기존 상권은 고가일 뿐만 아니라 매매가 어려운 편이다. 가격이 낮은 곳은 상권 형성이 아직 덜 돼 예상만큼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이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틈새시장으로 분양형 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대신 관리를 해주는 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세입자와의 마찰이나 관리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어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수원, 제주도 등에서 분양형 호텔 성공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호텔 개발을 주도하고, 일반 투자자를 모아 객실을 분양한 후 호텔 운영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형태다. 지난 2012년부터 생활숙박업이 합법화되면서 호텔 객실을 오피스텔처럼 구분등기할 수 있게 됐다. 구분등기 덕분에 객실 소유권을 아파트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분양형 호텔은 1억~2억원대의 투자금으로 투자가 가능해, 상가와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또한 오피스텔, 상가는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분양형 호텔은 전문업체가 직접 운영·관리하기 때문에 특별히 임차인 문제를 신경 쓸 게 없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분양형 호텔인 수원시의 '라마다동탄호텔'은 당시 2억원대(60㎡ 기준)에 분양을 했고, 꾸준한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2008년 준공해 첫 영업을 시작했고, 이후 2년 동안 연 수익률 8.5%를 확정 보장해 투자자들에게 지급했다. 평균 객실 가동률은 85% 수준이었다. 수익률 확정 보장 기간이 끝난 후엔 연 9% 이상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지급하고 있다. 현재 라마다동탄호텔 분양권은 2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까지 붙어 있는 상태다. 호텔 인근의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캠퍼스, 기흥캠퍼스, 종합기술원 등이 위치해 이들 기업을 방문하는 협력업체 직원과 바이어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수익률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3년 11월에 준공한 수원시의 '하이엔드호텔수원' 역시 5년 간 연 7%의 수익금 지급을 약속했다. 이 곳 역시 지금까지 잘 운영하며 분양형 호텔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런 성공 케이스들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분양형 호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에 분양한 제주도 '라마다서귀포호텔'은 분양 한 달 만에 100%계약이 완료되며 부동산 불황기에 완판신화를 썼다. 2013년 말 분양한 '제주서귀포엠스테이호텔' 역시 분양 오픈 후 2주 만에 객실 70% 이상이 계약 완료됐다. 특히 제주도는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몰리면서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2013~2014년 사이에 분양형 호텔들이 제주도에 집중적으로 분양을 했다. 2014년에만 제주도에 분양형 호텔의 5000 객실 이상이 분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제주도 지역의 분양형 호텔은 공급 과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국적으로 분양형 호텔 분양 봇물

수원, 제주 등지에서 분양형 호텔이 성공하면서 지금은 전국적으로 분양형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도 관광지, 지방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형 호텔들이 분양중이다.

세계 최다 호텔을 보유한 윈덤그룹이 경기 평택 포승산업단지 내 '평택라마다앙코르호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18층 총 302개 객실(20~45㎡)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레스토랑, 커피숍, 연회장과 18층 옥상 하늘정원 등이 마련된다. 2016년 준공 예정이다. 호텔이 들어서는 평택항은 중국과의 최단거리 교역항으로 국내 항만 중 물동량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이다. 평택라마다앙코르호텔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과 평택시를 찾는 국내외 바이어들을 주요 고객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지원과 준공 후 1년 동안 12.5%의 수익률을 확정 지급한다.

인천 영종도엔 '영종로얄엠포리움비즈니스호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3층, 총 406실 규모이고 호텔 위탁 운영은 에이치티씨(HTC)가 맡는다. 국내 최초의 숙박시설 운영법인으로 오크밸리(1997년~2012년 12월), 동탄라마다, 신라스테이동탄 등을 운영했다. 현재 까사빌신촌, 까사빌삼성 등을 운영 중이다.

강원도는 관광지를 바탕으로 분양형 호텔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정선과 태백 사이의 강원라마다호텔앤리조트는 특급호텔로 지하 1층∼지상 6층 건물에 건축규모는 1만5133㎡, 10개동, 스탠다드 172객실, 디럭스 103객실, 스위트 30객실 등 총 305객실로 이뤄졌다. 이미 시공을 마쳐 준공이 된 상태로 당초 분양금보다 7000만원을 인하해 분양하고 있다. 또한 담보대출시 50%에 대한 융자이자를 준공 후 5년간 매년 5%씩 지급해 준다. 분양자에게 VIP카드를 발급해, 전국 라마다호텔 무료숙박권 30일도 제공한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엔 '더화이트호텔'이 분양 중이다. 평창 휘닉스파크 관광단지 안에 들어서는 호텔로 호텔동과 빌라동·테라스동을 합쳐 총 518실 규모다. 호텔 운영은 휘닉스파크가 맡는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평창은 주변 개발이 한창이다. 원주~강릉복선전철 KTX가 개통(2017년 예정)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창까지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제2영동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 등 도로교통망이 확충되고 있다. 계약자들은 평창 휘닉스파크 부대시설 이용 때 특별회원 할인혜택과 함께 더화이트호텔을 연 10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시공은 포스코엔지니어링, 신탁은 국제자산신탁이 맡았고, 준공은 2016년 예정이다.

전남 나주혁신도시에선 비즈니스호텔 '엠스테이(M-STAY)호텔나주'를 분양한다. 나주 송월동 1483 일원에 자리 잡는 이 호텔은 총 300실 규모로 지하 3~지상 7층, 전용면적 18.5~33.3㎡로 이뤄져 있다. KTX 나주역까지 도보 5분, 광주 송정역과 광주공항, 호남고속도로, 무안광주고속도로도 10분 이내 진입할 수 있다. 한국전력 본사를 포함한 15개 공공기관 6500명이 이주하는 나주혁신도시를 배후에 두고 있다. 분양자에겐 연 8일 객실 무료 숙박권과 객실 이용료 할인(20~30%), 호텔 부대시설 할인(10%), 국내 골프장 특별 할인 및 예약 대행 등 다양한 혜택 제공된다.

▶분양형 호텔 투자 시 주의할 점

전국적으로 분양형 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할 점들이 많다. 특히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의 일반적인 부동산과는 수익을 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분양형 호텔은 세입자를 1, 2년에 한 번씩 구하는 수익형 부동산이 아니라 매일 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관광 또는 비즈니스 등의 수요가 확실한 호텔이어야 투자할 가치가 있다. 특히 관광은 환율, 국제관계, 정치, 질병, 기후 등 호텔 운영 능력과 상관없이 불가항력적인 변수들이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엔화 환율 등의 문제로 일본 관광객이 급감했다. 반대로 최근 중국 관광객이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많이 찾지만, 언제 어떤 변수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 지 모른다. 만약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호텔이라면 수익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분양형 호텔은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장밋빛 수익률이 실제 수익률로 이어지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광고 속 수익률은 대출 이자를 제하거나 대출 이자 지원금을 더한 이자율이라 실질 이자율이 아닌 경우가 상당수다. 광고의 높은 수익률에 대한 믿음보다는 직접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시행사가 내세우는 '확정수익보장'이란 문구도 모든 걸 보장하지 않는다. 시행사가 계약서에 투자금에 대한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금에 대한 수익률로 표기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계약서 문구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분양형 호텔은 다른 부동산과 달리 환금성이 낮은 것도 주의해야 한다. 구분등기여도 호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을 못하고, 호텔 객실 용도로 매매해야 한다. 다른 부동산과 달리 호텔 매매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고, 분양 때처럼 호텔의 인기가 유지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호텔 운영사의 능력도 검증이 필요하다. 호텔은 번듯하게 준공했지만, 호텔 운영을 잘 못하면 수익률이 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을 유치하고, 꾸준히 고객들이 찾을 수 있게 유도하는 호텔 운영사의 서비스 능력이 수익률을 결정짓는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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