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기업이 투자하는 지역 부동산이 뜬다
기사입력| 2015-02-24 09:10:11
최근 은행 금리가 1~2%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앞으로 기준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전망돼 은행권을 통한 투자는 매력이 없어졌다. 또한 안전 성향이 강해진 투자자들은 위험성이 큰 주식 투자보다 보다 안전한 부동산 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도 불황이다 보니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이럴 때 가장 손쉬운 부동산 투자법은 대기업을 따라 가는 것이다. 대기업이 투자하는 지역엔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상가 등의 수익형부동산까지 다양한 부동산 수요가 생기는 대기업 특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이 투자하는 지역은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검증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LG그룹이 이끄는 마곡지구
대기업이 자리를 잡는 지역은 대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기업 관련 계열사와 하청 업체들이 그 주변에 자리는 잡는 게 일반적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들어서면 당장 상가와 오피스텔, 아파트 등 부동산들이 들썩인다. 대기업 직원들이 당장 먹고, 마시고, 자는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뜨고 있는 서울 마곡, 경기 동탄 지역들을 살펴보면 대기업들이 투자해 특수를 노리는 곳들이다.
서울 마곡지구는 LG사이언스파크, 코오롱, 이랜드, 대우조선해양, 넥센타이어, 롯데 등 대기업을 포함해 약 57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LG그룹이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하고 2020년까지 마곡지구의 80% 정도가 완성될 예정이다. 마곡지구가 완공되면 상주인구 16만5000명, 유동인구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불황기에도 몇 년 째 서울에서 가장 핫한 부동산 투자처로 꼽혀왔다. 모두 대기업 특수 때문이다. 지난 1월 분양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아파트는 최고 31.74대1, 평균 27.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마곡지구의 상가 분양가 역시 대기업 입주 지역과 얼마나 가깝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마곡지구 상가의 3.3㎡당 가격은 1층 기준으로 3000만원 초반부터 5000만원대 중반 사이다. 대기업 위치와의 거리에 따라 3.3㎡당 분양가(1층 기준)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마곡지구 상업시설은 대부분 저층부 상가와 고층부 오피스텔 형태로 분양을 하고 있다. 대표 분양 상가로는 '마곡시티', '안강프라이빗타워', '마곡 아이파크 상가', '동익 드미라벨', '퀸즈파크나인' 등 대단위 상가들이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가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곡지구는 아직까진 상권이 활성화 되진 못했다. 상가가 활성화되는 시점은 대기업들이 이주를 시작하는 3~4년 후부터로 전망된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나금융·신세계가 투자하는 청라국제도시
인천 청라국제도시 역시 최근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청라국제도시는 '미분양 무덤', '유령도시'라 불리며 최악의 투자처로 분류됐던 곳이다. 그러나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이 본격화 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 내 하나금융타운 조성 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하나금융타운은 하나금융그룹이 IT센터 전문건설업체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DPR사와 함께 하나금융그룹내 IT센터기능을 한 곳에 모으는 사업이다. 하나금융HQ, 인재개발원, 금융연구소 등 그룹 전체의 금융연관기능 집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타운은 2017년 준공 예정으로 약 7000명의 직원이 상주할 전망이다.
신세계 역시 청라국제도시에 복합쇼핑몰 사업을 본격화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청라지구 신세계 복합쇼핑몰 주변 기반시설 공사를 위해 이달 중 현장사무실을 마련하고,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은 내년 12월 목표다. 신세계는 올해 복합쇼핑몰의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을 진행하고, 올해 연말께 착공해 2017년 말 완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은 인천 서구 경서동 일대 16만5000㎡(약 5만평)에 조성되는 위락, 쇼핑, 문화, 레저공간을 갖춘 복합쇼핑몰이다. 이 외에도 청라국제도시는 차병원 의료 복합타운 등의 개발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지난해 1월 3.3㎡당 980만원이던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2월엔 1211만원으로 1년 사이에 23.57%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분양 아파트는 743가구에서 447가구로 줄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대기업 특수에 힘입어 2010년 중단된 아파트 분양이 5년 만에 재개된다. 올해에만 5개 사업장에서 365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의 길이 3.6㎞의 인공수로 '캐널웨이(canal way)' 주변으로 자리 잡은 유럽형 스트리트형 상가에는 커피·호프·음식점 등의 다양한 상업시설이 성업 중이다. 또한 상가 분양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마루힐프라자', '리버프라자' 등이 분양 중이다.
▶한화그룹이 조성한 서산테크노밸리
한화그룹과 충남 서산시,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조성하는 '서산테크노밸리'도 대기업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곳이다. 미래형 첨단 산업도시인 서산테크노밸리는 지난해 4월 준공을 시작해 주거·상업용지 100%, 산업용지 93%를 분양하며 완판신화를 썼다.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을 비롯해 300개의 기업이 들어설 예정으로 연간 3조원 매출액, 1만8000여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되는 국내 최고수준의 첨단복합도시로 조성 중이다. 또한 서산시 최대 규모의 호수공원과 생태하천이 조성되며, 단지 내에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2군 야구장이 조성되고 있다.
서산테크노밸리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코팅강관 제조업체인 위스코의 본사 이전과 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공장건축과 입주를 마친 15개의 기업들이 속속 생산시설 가동에 들어가면서 황량했던 벌판이 첨단복합산업신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서산일반산업단지 등 주변산업단지엔 현대파워텍, 현대파텍스, 현대위아,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포스코P&S, 유니드 등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이미 가동 중이거나 추가로 착공·입주할 예정이다. 또한 주변에 국가 항만인 대산항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산항 개발이 완료되면 중국과 최단 거리 항구로서 남중국 및 홍콩 등의 중국시장 공략 요충지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 2012년에 분양한 대단지 아파트 '대우이안'과 '고운하이츠'는 100% 분양 완료됐고,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산테크노밸리 인근 시내권의 효성해링턴플레이스, 대림 e편한세상 등도 연이어 분양에 성공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3월 서산테크노밸리에 '힐스테이트 서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내 초등학교는 2017년 3월로 개교하고, 상업용지 개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산테크노밸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상당히 빠르게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변 상업시설들도 빠르게 들어설 예정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