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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도넘은' 방만경영'…임금 삭감도 '꼼수'

기사입력| 2015-01-28 09:19:55
기업은행 홈페이지
딱 1년 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신년사에서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개혁을 강조했다. 몇 달 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금융공공기관이 방만 경영 사례로 거론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금융공기업 수장들을 향해 압박을 가했다.

이후 감사원은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관리 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점검 결과를 보면 금융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도를 넘어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국책은행인 IBK중소기업은행은 수년간 지속적인 경영악화에도 평균 연봉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지침을 어기면서 퇴직금을 과다 지급했는가 하면 자격이 미달되는 직원을 승진시키기도 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지난해 1월 취임한 권선주 은행장이 이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래창조과학부 등 5개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권 행장을 본받으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권 행장의 업무 능력을 칭찬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올해 2년차를 맞는 권 행장이 박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는 개혁을 추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인건비는 상승

기업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2011년 1조5522억원에서 2012년 1조1206억원, 2013년 8120억원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반면 직원 1인당 평균인건비는 2011년 8100만원, 2012년 8400만원에 이어 2013년 8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민간 금융기관 평균 보다 약 16% 이상 많은 금액이다.

2014년 현재 기업은행의 근무시간은 1일 7시간((오전 9~오후 5시, 휴게시간 1시간 포함)으로, 민간은행보다 하루 1시간이 적었다. 결국 기업은행의 주간 근무 시간은 민간은행보다 5시간 짧은 35시간이다.

감사원이 지적한 방만 경영 실태를 보면 기업은행은 2006~2013년 준정년퇴직자 및 희망퇴직자에 대한 특별 퇴직금을 무려 1690억원이나 과다 지급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기업은행이 관련 정부지침을 어긴데다, 감사원의 사전 주의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인건비 낭비는 또 있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에 따라 기업은행은 2011년 1월부터 부점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 연봉제를 시행했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성과연봉제 대상자 844명의 호봉을 1호봉씩 상향 조정한 후 기본급 초임을 산정했다. 하지만 규정을 보면 기본급 초임은 성과연봉제 시행 직전 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돼 있다.

이로 인해 2014년 3월까지 27억여원의 인건비를 과다 지급했다. 또한 연도 중에 연봉제 대상인 부점장급으로 승진한 직원에게 상여금이 중복 지급되지 않도록 지급 시기 등의 차이를 조정해야 하는데도 이를 시행하지 않아 2011년 7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총 418명에게 상여금 19억여원을 중복 지급했다.

예를 들어 1월에 상여금 100%를 지급받은 후 2월 상여금 지급일 사이에 부점장급으로 승진한 직원에게 2월에 상여금 200%를 지급하면서 1월에 이미 지급한 상여금 100% 해당액을 빼야하는 데도 이를 차감하지 않았다.

▶임금 5% 삭감, 알고 보니 '꼼수'

기업은행은 2009년 금융당국의 지침에 앞서 공공기관의 개혁에 동참한다는 명목으로 임금 5% 삭감을 대내외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여기엔 '꼼수'가 있었다.

기업은행 노사는 부당하게 운영되던 통근비, 연차휴가보상, 시간외수당제도 등을 폐지 및 개선하기로 서면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서면 합의 내용과 달리 폐지하기로 한 통근비 등 부당 지급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기본급에 편입하는 것을 별도 합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직급별로 통상임금을 1.7~6.8%까지 부당 인상한 이후 임금 5%를 삭감해 실제 임금 삭감률은 2.2%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2009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705억원 상당을 부당 지급했다.

휴가제도의 부적정한 운영도 드러났다. 기업은행은 정부 지침을 외면하고 청원휴가, 특별휴가, 안식년휴가 등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로써 임직원들은 특별휴가 등을 우선 사용하고 잔여 연차휴가 일수를 보상금으로 받았다. 액수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5억7000만원에 이른다.

직원들의 통신비 부당 지원과 사택의 부당 운영도 드러났다. 기업은행은 통신비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법인 명의로 구입해 신청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통신비도 직급에 따라 매월 개인 계좌로 지급, 2011~2013년에만 91억원을 부당 지원했다.

사택도 임직원들의 생활 근거지를 파악하지 않은 채 무상 등으로 제공해오다가 2013년 9월부터 초저리(평균 0.53%)를 적용한 사용료만 받았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자격 요건 미달 직원을 부점장으로 승진시켰는가 하면 15명의 직원을 인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부당하게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에 감사원은 기업은행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장기근속 사원에게 지급하는 기념품 액수를 100% 인상해놓고 인건비 예산이 아닌 '경비 예산'으로 금융위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2009~2013년 총 49억여원에 해당하는 상품권 등이 지급됐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퇴직금 규정 등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개선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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