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재계

[조완제의 재계 인사이트] '황의 법칙'이 무색해진 황창규 회장의 거꾸로 가기

기사입력| 2015-01-20 09:22:11
'황의 법칙'으로 한 때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이름을 떨치던 황창규 KT 회장이 트렌드에 역행하는 '거꾸로 행보'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이론으로 지난 2002년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었던 황 회장이 발표해 그의 성을 붙였다.

이 정도로 시대를 앞서가던 황 회장이 KT의 최고경영자(CEO)로 와서는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한다는 쓴 소리를 듣고 있다. 비대해진 조직의 혁신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겉만 '삼성'으로 포장하는가 하면 '모바일 오운리(Mobile Only)' 시대에 '기가토피아'로 유선인터넷 사업에 치중하는 생뚱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오는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황 회장에게 걸었던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옥상옥(屋上屋) 비서실로 무늬만 삼성?

황창규 회장이 KT의 CEO로 내정된 것은 2013년 12월 16일이다. 이후 무려 40여일간의 업무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지난해 1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황 회장은 임원급을 50% 이상 줄이고, 전체 임원 수도 27% 줄이는 등 몸집 축소 작업을 우선시 해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동안 KT는 전임자인 이석채 전 회장의 문어발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조직이 비대해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4월에는 황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독한 KT'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황 회장만의 색깔이 담긴 구조조정과 쇄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큰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말 정기인사에서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본 뜬 비서실 확대 개편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삼성그룹은 비서실을 구조조정본부로 확대·강화한 뒤 현재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KT 안팎에서는 "삼성 DNA 도입작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비서실은 1,2,3 담당으로 나뉘는데 1담당은 신사업 기획 등을, 2담당은 재무·IR을 포함한 관리나 지원 업무를, 3담당은 홍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그나마 내놓은 이 개편안마저도 옥상옥(屋上屋)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비서실의 모든 업무가 기존 업무와 중복 되기 때문.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비서실을 강화하면서 방만하게 만들었다는 것. 이는 재무실장이던 김인회 전무가 2담당을 맡은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1담당은 마케팅본부에서 임명했고, 3담당도 홍보실 인사로 채워졌다. 즉,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나 실이 있는 상황에서 비서실에 각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또 있는 것. 3담당에 속해 있는 한 간부는 "그룹내 계열사 홍보의 리스크 관리 등 (기존 그룹 홍보실과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업무가 중첩되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게다가 KT에 삼성 DNA 심기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비서실 2담당 임원인 김인회 전무는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재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삼성맨' 출신이고, 3담당 임원은 공석이지만 삼성전자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던 윤종진 KT렌탈 IMC본부장(전무)의 임명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부그룹이나 SK하이닉스에서 삼성 퇴직 임원을 데려다가 삼성의 DNA를 심으려 했으나 기업 문화가 다르면서 그다지 성과를 못 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오히려 무리하게 추진하려다 '삼성 vs 비삼성'간 알력 등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오운리' 시대에 생뚱맞은 '기가토피아'?

통신업계에서는 2만명이 훨씬 넘는 KT 인력이 1만명대로 내려와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KT가 공기업적인 성격도 띠고 있어 황창규 회장이 시원스레 구조조정을 못하고 있다는 동정론도 물론 있다. 조직 문제는 이런 점과 방만한 경영을 한 전임자의 과오(過誤)라고 일정 부분 치부하더라도 황 회장이 1년이 다 되가는데도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뇌 연구를 지원하는 헬스케어 사업은 그나마 새 먹을거리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황 회장이 지난해 내놓은 '기가토피아(GIGAtopia)' 실현은 '구시대의 유물'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가토피아란 기존 100Mbps 광랜보다 최대 10배 빠른 1Gbps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간과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융합 서비스를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세상을 말한다. 황 회장은 지난해 5월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가토피아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가토피아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라며 "기가토피아를 위해서는 본업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가토피아'는 결국 KT가 타통신사와 비교할 때 유선통신사업이 타 통신사에서 쫓아오지 못하는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이를 비전에 담은 건데, 요즘은 무선이 대세여서 트렌드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때문에 황창규 회장이 통신산업을 잘 모르는 거 아니냐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전화 부문은 KT가 시장점유율(2014년 9월말 기준, 미래창조과학부 자료) 30.3%로 SK(50.1%)에 뒤떨어져 있지만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는 KT(42.4%)가 2위인 SK(24.8%)를 단연 앞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에서 '모바일 오운리' 시대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웬 유선인터넷이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구글이 개최한 '모바일 퍼스트 월드'(The Mobile First World) 행사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모바일 퍼스트 시대를 넘어 모바일 오운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황의 법칙'을 통해 세계 반도체업계를 선도했던 황 회장이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슈미트 회장보다 한참 뒤떨어진 그저 문외한(門外漢)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것.

이런 이유로 황 회장이 2년차를 맞는 2015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옛 유물로 평가받는 기가토피아를 황 회장 특유의 '입김'을 통해 재고상품이 아닌 '신상'임을 입증하는 '황의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역시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경제에디터 jwj@sportchosun.com

재계 관련기사

고발합니다

고발하러가기버튼
공백
공백

창업정보

더보기
  • 친환경 유기농 전문점 초록마을, 업계 최초 400호점 돌파 친환경 유기농 대표 브랜드 초록마을(대표이사 박용주, www.choroc.com)은 지난 16일 오전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초록마을 대구수성점 오픈과 동시에 초록마을 400호점 돌파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초록마을 박용주 대표 등 초록마을 관계자와 대구수성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수성점 신규 오픈과 초록마을 400호점 돌파를 축하하며 컷팅식과 기념촬영 시간을 가졌다.. 초록마을 대구수성점 김태일 점주는 행사를 통해 "평소 건강한 먹을 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던 중 친환경?유기농 전문점 대표 브랜드인 초록마을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라며 "더불어 대구수성점이 400호점이라 더욱 뜻 깊게 생각하며, 끊임없이 노력해 1등 가맹점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초록마을 박용주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지난 2002년 1호점인 마포점을 시작으로 2012년 300호점 돌파 이후 3년여만에 이룬 쾌거이며, 친환경 유기농 업계 최초이자 독보적인 1위이다."며 "이는 초록마을의 철저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이 소비자들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높은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이다. 앞으로도 업계 최고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가맹점과 상생하며 함께 발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프랜차이즈산업협회, 9월3일~5일 제35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개최 국내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박람회가 하반기 개최를 앞두고 부스 참가 기업을 선착순 모집한다.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회장 조동민)는 오는 9월3일부터 5일까지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전관에서 개최되는 '제35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참가업체를 선착순 모집한다고 밝혔다. 깊은 역사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프랜차이즈박람회는 매번 수만명의 참관객 수를 자랑해 부스 조기 매진이라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협회는 이번에도 박람회 부스 판매 개시 2주만에 70%가 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어 조기 매진이 예상되므로 신청을 서둘러 달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협회가 지난 6월 aT센터에서 개최한 '착한박람회'의 취지를 이어가고자 3개의 전시관 중 창의관 한 곳을 기본부스로만 구성, 경기 불황속에서 가맹본부의 참가 부담을 덜어주는 동반상생·나눔 박람회로 주목받고 있다. 협회는 부스 위치 선점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http://kfaexpo.kr)를 통해서만 신청접수를 받아 선착순 마감한다. 사업기획팀 민재기 차장은 "동반상생과 나눔을 취지로 가맹본부들의 참가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기본부스로만 구성한 전시관을 마련한 데에 참가업체들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어느 때보다 빠른 부스 참가로 조기 마감이 예상되니 서둘러 신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프랜차이즈 창업 정보와 사업아이템을 수집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 교류의 장이다. 이번 박람회는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이 후원예정이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주관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놀부, 일본 오사카에 복합매장 오픈 종합외식전문기업 (주)놀부(www.nolboo.co.kr, 대표 김준영)가 오는 17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놀부 셰프스 초이스(Nolboo Chef's Choice)'를 오픈한다. 'Nolboo Chef's Choice'는 놀부 대표 브랜드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의 다양한 메뉴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써 놀부 창립 이래 첫 일본 매장이다. 매장은 연평균 관광객 수 1천만 명을 자랑하는 오사카의 명소 USJ에 입점하여 맥도날드, 하드락카페 등유명 글로벌 브랜드 매장과 나란히 자리해 경쟁할 예정이다. 해당 매장은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며, 향후 놀부의 일본 진출을 위한 메뉴 및 시장 테스팅, 현지 고객 분석 등을 위한 안테나샵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28년 전통과 노하우가 총망라된 핵심 원료와 KEY MIX, 노하우 품목은 현지공장에서 OEM방식으로 공급된다. 한편, 놀부는 지난 3일 일본 오사카의 호텔 케이한 유니버셜 호텔 타워에서 놀부 김준영 대표, 놀부 고경진 전무, 골든아치재팬 미츠오 타나베 대표, 골든아치재팬 마스히로 나카가와 회장 등 다수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놀부 재팬 조인트벤처 조인식'을 진행했다. 놀부는 일본 맥도날드 출신 임원 위주로 구성된 현지 외식업체 골든아치재팬과 합작회사를 설립, 놀부의 일본 진출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교류를 지속할 계획이다. 놀부 COO 고경진 전무이사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각지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의 대표 관광지인 USJ에 입점함으로써 고객들에게 K-FOOD를 진가를 놀부의 맛을 통해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며, "USJ놀부 매장을 글로벌 대표 매장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며, 향후 오사카에 이어 동경, 나고야 등 일본의 핵심 도시 위주로 놀부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놀부, 제1회 나만의 한식 레시피 공모전 시상식 개최 종합외식전문기업 (주)놀부(www.nolboo.co.kr, 대표 김준영)가 24일 성남 본사에서 '제1회 나만의 한식레시피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놀부는 28년 간 한식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 외식기업으로써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을 메뉴 개발을 목표로 '나만의 한식레시피 공모전'을 기획했다. 놀부가 주최하고 한식재단이 후원한 이번 공모전은 3월 16일부터 5월 22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보쌈과 부대찌개에 이색 아이디어를 더한 레시피를 주제로 선정했다. 총 217개 출품작이 접수되었으며, 놀부는 1차 서류심사를 거쳐 2차 본선 경연대회를 열고 맛과 참신성, 상품성, 완성도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자는 보쌈 부문 △대상 민요한(광양고등학교) △금상 이성호, 최원진(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특별상 김슬아(국민대학교), 부대찌개 부문 △대상 문소연, 최지윤(성신여자대학교) △금상 이형준(우송대학교) △특별상 김철진, 박민정(충남대학교) 씨다. 놀부는 대상 300만원, 금상 50만원, 특별상 30만원의 상금과 함께 트로피, 상패를 부상으로 수여했다. 더불어 학생들의 소중한 레시피를 향후 실제 메뉴로 출시하는 안도 긍정 검토할 계획이다. 보쌈 부문 대상을 차지한 문요한 군은 "메뉴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영광의 대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멋진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놀부 안도영 마케팅팀 이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우수한 레시피가 쏟아져 한식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들의 도전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외식 관련 공모전을 개최해 한식 세계화, 외식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하단테마 카테고리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