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화-CJ 무인경비회사 차려…두 회장님의 동행 왜?
기사입력| 2014-12-12 16:06:39
사업적으로 큰 연관이 없는 한화그룹과 CJ그룹의 총수 일가가 무인경비업체의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곳은 에스엔에스에이스에서 분할 설립되는 ㈜에스엔에스영상정보(가칭)다. 에스엔에스에이스는 최근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경비업, 시설관리업, 전공사업,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전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재계는 두 재벌 총수 일가의 움직임에 '숨은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 특징이 없는 기업에 국내 굴지의 재벌 총수 일가가 관심을 보이는 데는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것이란 게 이유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한화, "재무구조개선 일환"… 재계 '갸우뚱'
에스엔에스에이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에스엔에스영상정보(가칭)로 회사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분할 예정일은 2015년 2월 1일이다. 신설법인은 무인경비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눈에 띄는 것은 CJ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14억7000만원으로 에스엔에스영상정보 지분 49%를 취득한다는 점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CJ그룹 오너일가의 지분률이 100%인 회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장남 선호씨, 장녀 경후씨가 각각 42.11%, 37.89%, 20%의 지분을 보유,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다. 재계 총수일가 2곳에서 회사 지분의 매각과 매입을 통해 51:49 형태로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재계 일각에선 두 곳의 재계 총수일가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에스엔에스에이스는 최근 3년간 평균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알짜회사로 김승연 회장이 자금난에 의해 15억원 어치 정도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에스엔에스에이스는 일단 주식 처분의 명분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분인수에 나선 CJ그룹 측은 인수 명분으로 '지분율에 따른 수익이 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이뤄진 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한 회사의 재무 상태를 놓고 양사 간 입장이 극명히 엇갈린다.
재계 일각에선 에스엔에스에이스의 분할로 인해 김승연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재현 회장은 향후 활용 가능한 실탄 마련을 수월하게 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례로 에스엔에스에이스는 한화그룹 입장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기업으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곳이다. 김승연 회장이 그동안 차명으로 보유해 오던 회사였지만 지난해 배임 혐의 1심 판결 당시 법원 유권 해석에 따라 지분 100%를 실명으로 전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에스엔에스에이스의 2013년 총매출액은 865억5391만원이다. 이중 70%이상인 634억3939만원이 내부거래에 의해 발생했다. 2012년의 경우 총매출 956억2865만원 중 내부거래규모는 780억5850만원으로 80%에 해당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중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분할이 매출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CJ, "오너 실탄 마련 아니다…투자 대비 수익 기대"
CJ그룹은 한화그룹과 상황이 조금 다르다. 14억7000만원을 지분인수에 투자, 내부 일감 지원을 통해 오너일가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창구로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6년 설립, '굴업도 오션파크 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회사로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에 오너일가 지분 100%인 회사가 참여,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굴업도 오선파크 개발은 시민단체들의 환경파괴를 내세운 반대에 부딪혀 CJ그룹은 지난 7월 계발계획을 철회했다. 재계 일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 해결을 위한 투자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인경비사업의 경우 수익률이 기타 제조업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한다. 장비를 통한 시스템 구축 이후 관리 인력 외에 별다른 추가 인력 투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상당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CJ그룹은 이와 관련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마련을 위한 실탄을 준비하기 위한 거래라고 치기에는 규모가 작은 회사로 일부의 확대해석에 불과하다"며 "계열사의 지분 투자에 따른 합작회사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결정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