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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성추행 추문, 조용히 덮으려 했나?

기사입력| 2014-05-23 08:58:48
우리은행의 성추행 추문을 둘러싼 의혹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의 행동을 놓고 피해자인 직원과 은행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대응 또한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은행 미국 뉴욕지점에 근무했던 이모씨(남)와 신모씨(남)는 최근 총 350만달러(35억8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뉴욕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상사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을 서울 본사에 알렸다가 보복성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의 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김앤배(Kim&Bae)에 따르면, 9월 우리은행 본사에서 파견된 한 주재원이 직원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2명을 추행했다. 이 주재원은 여직원 이외에도 남자 직원인 이씨와 신씨에게까지 성추행을 했다. 특히 남자 직원에 대한 성추행은 그 수위가 단순한 스킨십을 넘어섰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후 이씨와 신씨는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뉴욕지점은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다고 한다. 결국 서울 본사에 알린 끝에 지난해 3월 문제의 주재원이 조기에 소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뒤 뉴욕지점 책임자가 두 사람을 주특기와 상관없는 부서에 배치하는 등 업무상 보복을 했으며, 결국 지난 4월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 이씨와 신씨의 주장이다.

이들은 추행과 회사 측의 지휘와 감독 소홀, 보복조치 등에 대해 각각 100만달러 이상, 신씨가 당한 일에 50만달러 이상 배상금을 요구했으며 별도의 징벌적 배상금과 이자, 소송비용 등도 우리은행 측이 부담해야한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서 징벌적 배상금이란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 성추행 추문과 관련해 우리은행 측은 "이씨 등의 근무태도가 불량해 재계약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더욱이 이번 사안의 초점은 성추행이 아니라 부당해고 여부"라며, '뉴욕 성추행 파문'에 쏠리는 시선을 애써 돌리려고 했다.

그리고 이씨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사 결과 해고의 사안까지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상대방이 성적 모욕감을 느꼈다는 부분까지는 인정하겠지만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주재원은 본사 소환 후 대기발령 상태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현재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맞는다 하더라도, 주재원의 선발과 사후 관리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지난해 문제의 주재원을 소환, 대기발령상태에서 1년 넘게 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의문을 더한다. 이번 부당 해고 관련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다면, 조용히 덮고 넘어가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일본 도쿄 지점 부당 대출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해외 지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현재 우리은행은 관련 사건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으며, 불과 한 달 전 도쿄지점장이 조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 계열사에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926억원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도 대출금 관리 부실 여부를 놓고 조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안팎이 뒤숭숭한가운데, 우리은행 이순우 행장이 올해 1분기 순영업이익을 비슷하게 기록한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보다 2배 가까이 높은 보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영업이익은 3055억원, 국민은행의 영업이익이 3223억원이었다. 그러나 1분기에 이건호 행장은 2770만원의 월급을 받은데 비해, 이순우 행장은 월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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