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재계

'동업자' 설영흥 부회장 내친 정몽구 회장 왜?

기사입력| 2014-05-15 09:57:31
지난 4월 11일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했다.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이 갑자기 퇴진한 것. 설 전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활용하기 위해 영입한 화교 출신 기업인이다. 그동안 현대차 내부에서는 정 회장과 설 부회장이 파트너(동업자) 관계라며 전문경영인과는 선을 그어왔다. 그런 그가 현대차를 떠난 것. 이를 놓고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용도폐기다" "팽 당했다" 등 설왕설래하고 있다. 도대체 현대차그룹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정 회장과 설 전 부회장, 그리고 정 회장의 외동아들이자 그룹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설 전 부회장과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설 전 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 중국사업 담당 고문으로 처음 영입된 후 정몽구 회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현대차 중국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2002년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는가 하면 현대차의 중국 공장을 베이징 인근에 지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현대차는 수도 베이징시에 1,2,3공장이 있다. 외국 공장이 베이징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설 전 부회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후 설 전 부회장은 정 회장의 동업자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됐다. 복수의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설 부회장은 지분이 없었음에도 그동안 오너 일가와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였다"면서 "(정몽구 회장에게는) 동업자 개념이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설 전 부회장의 이런 관계는 후대까지 이어졌다. 설 전 부회장의 아들인 후지씨는 2006년 현대차에 공채 7기로 입사해 현대차 중국 법인에 근무하며 아버지를 도왔다. 30대에 불과한 후지씨는 입사 7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과장으로 입사한지 5년만인 1999년 이사가 됐다. 후지씨는 오너 일가와 동등한 취급을 받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설 부회장을 파트너로 배려해 아들인 후지씨를 이사로 고속 승진시켰다"면서 "이는 (정 회장과 설 부회장이) 후대에서도 같이 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설 전 부회장이기에 지난 4월 퇴진은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재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줬다. 현대차그룹측은 "(설영흥 부회장이) 후배를 위해 용퇴의 뜻을 전해와 사표가 수리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들은 "(설영흥 부회장의 퇴진은) 정말 뜻밖이었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용퇴'라는 표현을 썼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중국 4공장 건설 지지부진해서? 정의선 부회장 후계 승계 위해?

중국은 2009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소득 증대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서부 내륙 지역에서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생산능력과 판매망을 늘리며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2011년과 2012년에는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16.5%나 증가했다. 정 회장이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독일 폴크스바겐, 미국 GM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설 전 부회장의 퇴진 배경은 우선 중국 서부의 충칭(重慶)에 지으려는 중국 4공장의 건설 허가가 나지 않은 것이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1·2공장에서 각각 연간 30만대, 3공장에서 45만대 등 모두 105만대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내에서 생산량을 높이려고 오래전부터 힘을 쏟아왔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 체제로 접어들면서 4공장 건설이 지지부진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설 전 부회장의 관시가 시진핑 체제에서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정몽구 회장이 수행했는데, 그 무렵 재계에 설 부회장 퇴진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중국 방문 즈음해서 시진핑 체제에서 설영흥 부회장의 관시가 통하지 않는 것을 알고 정 회장이 설 부회장을 내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이런 소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더니, 결국 1년이 안된 지난 4월 설 부회장이 퇴진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설 전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의) 동업자 개념이었기에 재계에 떠돌던 소문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봤다"면서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대체적으로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후 설 부회장의 가치가 많이 떨어져 쫓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CEO를 수시로 교체해 '럭비공 인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정몽구 회장이 그나마 중국 사업의 중요성 때문에 1년 가까이 참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원활한 후계 승계를 위해 정 회장의 측근인 설 부회장을 내보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정 회장의 최측근 중 하나인 최한영 현대차 상용차 담당 부회장을 퇴진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다. 이로써 정 회장의 측근 중에서는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을 맡고 있는 김용환 부회장이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이 때문에 설 전 부회장과 김 부회장 두 사람이 정 부회장에 대한 로열티 경쟁을 벌이다 설 전 부회장이 밀렸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간부는 "(설 전 부회장이) 정 부회장과의 관계는 괜찮았다"면서도 "정 부회장은 김 부회장을 더 신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럭비공 인사' 정몽구 회장, 설영흥 전 부회장 복귀 가능성 배제 못해

설 전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그룹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다른 대기업처럼 최고경영자(CEO)를 했던 임원에게 2년간 고문 자리를 주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퇴진 조건으로 설 전 부회장에게 현대차 부품 하청을 맡겼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설 전 부회장의 자리는 중국사업총괄 담당 사장으로 승진한 최성기 베이징현대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최 사장은 오랫동안 설 전 부회장을 도와 중국 사업을 함께 했다. 그럼에도 관시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과연 최 사장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럭비공 인사'가 다시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2008년에 퇴직한지 10년 된 김용문 전 현대우주항공 사장을 그룹 기획조정실장(부회장)으로 불러들이는 등 수시인사 방식의 용병술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 전 부회장의 복귀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월에도 리콜 등 품질현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을 3개월 만에 복귀시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사직하더라도 휴대폰 번호를 절대 바꾸면 안 된다는 철칙이 있다. 언제 다시 연락이 와서 복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 사업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정 회장이 설 전 부회장을 다시 불러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조완제기자 jwj@sportschosun.com

재계 관련기사

고발합니다

고발하러가기버튼
공백
공백

창업정보

더보기
  • 친환경 유기농 전문점 초록마을, 업계 최초 400호점 돌파 친환경 유기농 대표 브랜드 초록마을(대표이사 박용주, www.choroc.com)은 지난 16일 오전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초록마을 대구수성점 오픈과 동시에 초록마을 400호점 돌파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초록마을 박용주 대표 등 초록마을 관계자와 대구수성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수성점 신규 오픈과 초록마을 400호점 돌파를 축하하며 컷팅식과 기념촬영 시간을 가졌다.. 초록마을 대구수성점 김태일 점주는 행사를 통해 "평소 건강한 먹을 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던 중 친환경?유기농 전문점 대표 브랜드인 초록마을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라며 "더불어 대구수성점이 400호점이라 더욱 뜻 깊게 생각하며, 끊임없이 노력해 1등 가맹점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초록마을 박용주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지난 2002년 1호점인 마포점을 시작으로 2012년 300호점 돌파 이후 3년여만에 이룬 쾌거이며, 친환경 유기농 업계 최초이자 독보적인 1위이다."며 "이는 초록마을의 철저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이 소비자들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높은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이다. 앞으로도 업계 최고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가맹점과 상생하며 함께 발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프랜차이즈산업협회, 9월3일~5일 제35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개최 국내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박람회가 하반기 개최를 앞두고 부스 참가 기업을 선착순 모집한다.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회장 조동민)는 오는 9월3일부터 5일까지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전관에서 개최되는 '제35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참가업체를 선착순 모집한다고 밝혔다. 깊은 역사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프랜차이즈박람회는 매번 수만명의 참관객 수를 자랑해 부스 조기 매진이라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협회는 이번에도 박람회 부스 판매 개시 2주만에 70%가 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어 조기 매진이 예상되므로 신청을 서둘러 달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협회가 지난 6월 aT센터에서 개최한 '착한박람회'의 취지를 이어가고자 3개의 전시관 중 창의관 한 곳을 기본부스로만 구성, 경기 불황속에서 가맹본부의 참가 부담을 덜어주는 동반상생·나눔 박람회로 주목받고 있다. 협회는 부스 위치 선점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http://kfaexpo.kr)를 통해서만 신청접수를 받아 선착순 마감한다. 사업기획팀 민재기 차장은 "동반상생과 나눔을 취지로 가맹본부들의 참가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기본부스로만 구성한 전시관을 마련한 데에 참가업체들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어느 때보다 빠른 부스 참가로 조기 마감이 예상되니 서둘러 신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프랜차이즈 창업 정보와 사업아이템을 수집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 교류의 장이다. 이번 박람회는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이 후원예정이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주관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놀부, 일본 오사카에 복합매장 오픈 종합외식전문기업 (주)놀부(www.nolboo.co.kr, 대표 김준영)가 오는 17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놀부 셰프스 초이스(Nolboo Chef's Choice)'를 오픈한다. 'Nolboo Chef's Choice'는 놀부 대표 브랜드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의 다양한 메뉴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써 놀부 창립 이래 첫 일본 매장이다. 매장은 연평균 관광객 수 1천만 명을 자랑하는 오사카의 명소 USJ에 입점하여 맥도날드, 하드락카페 등유명 글로벌 브랜드 매장과 나란히 자리해 경쟁할 예정이다. 해당 매장은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며, 향후 놀부의 일본 진출을 위한 메뉴 및 시장 테스팅, 현지 고객 분석 등을 위한 안테나샵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28년 전통과 노하우가 총망라된 핵심 원료와 KEY MIX, 노하우 품목은 현지공장에서 OEM방식으로 공급된다. 한편, 놀부는 지난 3일 일본 오사카의 호텔 케이한 유니버셜 호텔 타워에서 놀부 김준영 대표, 놀부 고경진 전무, 골든아치재팬 미츠오 타나베 대표, 골든아치재팬 마스히로 나카가와 회장 등 다수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놀부 재팬 조인트벤처 조인식'을 진행했다. 놀부는 일본 맥도날드 출신 임원 위주로 구성된 현지 외식업체 골든아치재팬과 합작회사를 설립, 놀부의 일본 진출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교류를 지속할 계획이다. 놀부 COO 고경진 전무이사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각지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의 대표 관광지인 USJ에 입점함으로써 고객들에게 K-FOOD를 진가를 놀부의 맛을 통해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며, "USJ놀부 매장을 글로벌 대표 매장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며, 향후 오사카에 이어 동경, 나고야 등 일본의 핵심 도시 위주로 놀부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놀부, 제1회 나만의 한식 레시피 공모전 시상식 개최 종합외식전문기업 (주)놀부(www.nolboo.co.kr, 대표 김준영)가 24일 성남 본사에서 '제1회 나만의 한식레시피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놀부는 28년 간 한식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 외식기업으로써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을 메뉴 개발을 목표로 '나만의 한식레시피 공모전'을 기획했다. 놀부가 주최하고 한식재단이 후원한 이번 공모전은 3월 16일부터 5월 22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보쌈과 부대찌개에 이색 아이디어를 더한 레시피를 주제로 선정했다. 총 217개 출품작이 접수되었으며, 놀부는 1차 서류심사를 거쳐 2차 본선 경연대회를 열고 맛과 참신성, 상품성, 완성도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자는 보쌈 부문 △대상 민요한(광양고등학교) △금상 이성호, 최원진(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특별상 김슬아(국민대학교), 부대찌개 부문 △대상 문소연, 최지윤(성신여자대학교) △금상 이형준(우송대학교) △특별상 김철진, 박민정(충남대학교) 씨다. 놀부는 대상 300만원, 금상 50만원, 특별상 30만원의 상금과 함께 트로피, 상패를 부상으로 수여했다. 더불어 학생들의 소중한 레시피를 향후 실제 메뉴로 출시하는 안도 긍정 검토할 계획이다. 보쌈 부문 대상을 차지한 문요한 군은 "메뉴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영광의 대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멋진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놀부 안도영 마케팅팀 이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우수한 레시피가 쏟아져 한식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들의 도전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외식 관련 공모전을 개최해 한식 세계화, 외식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하단테마 카테고리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