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기업 임원,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연봉차는 2배 이상
기사입력| 2014-05-07 17:02:42
오너와 전문경영인은 달랐다. 같은 재벌그룹 임원이라도 전자와 후자의 연봉 격차는 2배 이상이었다.
7일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국내 30대재벌 계열사 내 임원 중 최상위 보수 수령자와 차상위 수령자 간의 보수 격차를 분석했다. 보수 격차가 큰 상위 20개 기업 중 19곳에서 총수 일가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는 그룹 계열사 73곳이 포함됐다. 이들 회사의 최상위 보수 수령자는 평균 24억1000만원, 차상위 수령자는 평균 10억6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체 임원 287명의 연간 평균 보수액은 14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상위-차상위 수령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SK그룹 계열사였다. SK의 보수격차(최상위 보수/차상위 보수)가 7.95배로 가장 컸고, SK C&C 7.82배, SK이노베이션이 6.70배로 뒤를 이었다.
세 기업 모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갔다. 최 회장은 SK에서 87억원, SK C&C에서 80억원, SK이노베이션에서 112억원을 수령했다.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5.99배), 대한항공(5.32배), 현대모비스(5.07배) 등도 격차가 컸다. 나머지 기업들도 대부분 보수 격차가 2배 이상이었다.
상위 20개 회사 중 전문경영인이 최고 보수액을 받아간 경우는 삼성증권의 김석 대표이사가 유일했다. 차상위 보수 수령자는 대부분 전문경영인이었다. 현대자동차와 GS건설은 최상위 보수 수령자에 이어 차상위 보수 수령자도 총수 일가였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다음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임금이 많았다. GS건설에서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보수 수령액 1,2위였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임원 간 보수 차이가 2배 이상 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총수 일가의 보수 책정에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있기보다는 총수 일가나 최측근이 보수 책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또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취지에 맞게 개별임원 보수를 공시할 때 반드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방법에 대해서도 공시하도록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