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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갈등' LG유플러스-팬택 '갑을 논란'?
기사입력| 2014-05-01 17:52:03
LG유플러스가 '갑을 논란'에 휩싸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이하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 LG유플러스와 팬택의 '베가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논란에 대해 '갑을문제' 의혹을 제기, 집중 점검하겠다고 1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18일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기존 95만48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35만5300원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베가시크릿업의 출고가 인하 조치는 LGU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팬택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7일만에 인하 조치를 전면 백지화했다.
이 같은 해프닝은 LG유플러스가 팬택의 열악한 처지를 악용한 통신사의 횡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을지로위원회의 주장이다.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만일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할 경우 기존 가격으로 이미 출시한 단말기 차액을 전액 제조사인 팬택이 부담해야 한다. 경영상 어려움에 놓여 있는 팬택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지불여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
LG유플러스가 이 같은 상황을 알고도 출고가 인하를 진행했다면 제조사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한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을지로위원회의 지적이다.
을지로위원회는 또 "이동통신사 사업정지 기간 중 출고가 인하 흐름이 이 같은 갈등을 내포한 것이라면 이는 개선책이 아니라 제조사 처지를 악용한 또 다른 불법보조금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팬택은 일부 대기업 주도의 단말기 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경쟁자로 존재해 소비자 선택권 차원에서도 필요한 기업"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기되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통신 시장의 또 다른 갑을문제가 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출고가 인하 논란은 변칙적 불법 보조금 지급이며 가입자만 뺏으면 된다는 이동통신사의 시장교란 형태"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했다. 이어 협의회는 "이통사가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 결정에 개입하고, 팬택의 경영난을 악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와 팬택 모두 당혹해하고 있다. 정치권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4월 5일부터 영업이 재개됐지만 팬택 단말기의 높은 출고가로 인해 해당 제품의 판매 부진이 계속된 상황이었다"며 "27일부터 추가 영업정지가 예정되어 있는 등 팬택 제품을 지속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당사가 보유 중인 팬택 재고물량도 총 15만대, 이중 베가 시크릿업은 8만4000대에 달하기 때문에 우선 기존 물량의 판매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팬택 측과 구두 합의하고 가격을 낮춰 판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팬택에서 선구매 요청한 물량에 대해 우선 출고가 인하를 통해 기존 물량의 판매를 촉진하고 판매한 수량만큼 추가 구매를 하겠다고 팬택에 입장을 전달했다"며 "양사간 현재 협상 과정에 있는 등 팬택 제품의 판매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팬택측도 정치권 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팬택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 안을 사전에 통보받기는 했으나 막대한 재고 보상금액을 해결할 수 없어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갑을 논란에 대해 "출고가 문제는 비즈니스 관계이므로 두 사업자가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할 것이며, 제3자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팬택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재무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지난 3월초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7년 4월부터 4년 8개월간 워크아웃을 거쳤던 팬택은 두 번째 워크아웃을 맞았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