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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금융감독원 중징계 김종준 하나은행장, 자리 지키는 게 적절할까?

기사입력| 2014-04-22 10:41:41

이런 와중에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종준 행장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그는 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옛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부당지원했다가 60여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사 임원의 제재에는 주의·주의적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해임권고 등이 있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을 제한한다.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다고 보는 것이다.

김 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았다고 해서 현직에서 곧바로 물러날 의무는 없다. 하지만 과거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3개월 직무정지'의 중징계를 받자 스스로 물러났고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중징계가 예상되자 사퇴한 바 있다.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권의 리더로서 큰 상채기를 입은 만큼 사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음직하다.

금감원 징계후 김종준 행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김 행장은 뜻밖에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김 행장은 지난 2012년부터 하나은행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

김 행장은 이와 관련 20일 언론인터뷰에서 "(중징계)연임이 안된다는 뜻이다. 임기중에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 3월까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5년을 일했는데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남은 11개월이 제일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마치기로 했다"며 "대내외의 어려운 금융환경속에서 CEO의 공백은 조직의 피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금융권에선 리더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분명히 잘못한 일이 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는 것이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일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금융권의 한 인사는 "은행 직원들은 실수나 잘못을 하면 엄격한 징계조치와 더불어 인사조치를 당하기 십상이다. 은행장이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과연 직원들에게 엄격하게 할 경우 과연 누가 수긍하겠느냐"고 리더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또다른 은행장감은 없나?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도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곱지않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해 급여 7억5900만원과 상여금 2억7200만원 등 10억3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김 행장은 인센티브 보상으로 하나금융지주 주식 2만8590주가 있으며, 지난해 1월부터 2015년 12월말까지 행사할 수 있다.

하나은행 측이 경영공백 운운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행장이 물러나면 부행장이 직무대행을 할 수 있고 빠른 시일내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행장을 선임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이 '구멍가게'도 아닌 만큼 행장을 맡을 인재는 얼마든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행장이 물러나면 마치 큰 위기가 닥칠 것 같다는 은행 측의 인식은 논리에 맞지않는다는 인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2년 당기순이익 7321억을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5122억원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은행권이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김 행장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군의 CEO로 볼 수는 없는 대목이다.

김종준 행장이 남은 임기동안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