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는 VIP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개별면담을 통해 부유층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약회사 대웅제약의 독특한 투자가 눈길을 끈다.
의약품 제조 및 판매가 주 업종인 대웅제약은 '우루사'로 유명한 제약회사다. 의약품 개발 및 판매와 관련된 자회사 20여개를 이끌고 있는 지주회사 대웅의 맏형인 곳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 답지 않은 경영 행보가 눈에 띈다.
그 대표적인 계열사가 (주)힐리언스다. 대웅제약이 51.9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힐리언스는 생활습관병 예방 및 연구업을 하는 기업이다. 힐리언스는 강원도 홍천의 '힐리언스 선마을'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가 대표적인 사업처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치유여행과 팬션 숙박, 트레킹 등 관광이 주요 사업이고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는 허리근육강화, 필라테스, 골프케어, 운동손상 등 맞춤형 운동 서비스가 주 사업이다. 두 곳 모두 100% 예약제를 바탕으로 조용한 VIP 마케팅을 통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제약회사인 대웅제약이 나서기엔 '힐리언스 산마을'과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의 사업 규모가 작고, 관계가 다소 복잡하다.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를 기자가 직접 방문해봤다. 이 곳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의 대웅제약 본사와 별관 바로 옆 빌딩에 위치해 있다. 두 기업의 특수한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대웅제약 빌딩의 주차요원 역시 관계사인 듯 자연스레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로 안내를 했다.
VIP 마케팅을 자랑하는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운동센터는 1대1 상담 후 기능평가 및 측정을 통해 개인별 운동 처방과 운동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1대1 코칭으로 약 50분에 걸쳐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운동 치료를 받는데 피트니스, 필라테스, 요가 등의 기술적인 교습 보다는 기본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 등의 기본적인 운동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상담 후 운동 인스트럭터는 "최소 3회 정도 상담과 운동 처방을 먼저 받은 후 자세 교정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운동 치료를 시작하길 권한다"라고 추천했다.
자세 중심 운동 처방으로 운동 치료의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엔 최소 수개월 이상의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제약회사 대웅제약만의 특별한 처방이나 요법이 두드러져 보이진 않았지만, 1회 운동 처방에 7만원의 적지 않은 금액을 청구했다. 처음 설명을 듣고 1회 처방을 하는데도 7만원을 결제해야 했다. 월회원이나 연회원은 없고, 1회 방문시마다 7만원, 10회 방문을 하면 70만원에서 5% 할인, 20회 방문에는 140만원에서 10% 할인을 해준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1주일에 2차례 운동치료를 받으면 연간 104회, 약 700만원이 들어간다.
실제 체험을 해보니 운동처방과 체질량 지수 검사 등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헬스센터와 확연한 차이는 없었다. 대기업인 대웅제약이 중소 사업자들이 주로 하는 운동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지만 차별점은 찾기 어려웠다. 더욱이 최근 경제계의 이슈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경영과도 맞지 않아 보였다.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는 대웅제약 자회사인 (주)힐리언스의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계열사로 나타나지 않는 (주)블루넷이 소유하고 있었다. 블루넷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갈마치로에 위치한 대웅제약 사옥에 위치한 사업체다. 블루넷의 대표는 대웅제약 비서실 출신의 직원(차장)이 맡고 있다. 또 건물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가 위치한 곳도 대웅제약 소유의 건물이었다. 한마디로 힐리언스 코어운동센터를 운영중인 블루넷은 대웅제약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특수관계인 셈이다. 그런데 블루넷은 대웅제약의 헬스케어 제품을 유통 판매하는 백화점·유통·도소매업으로 등록된 사업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운동 처방, 운동 치료 서비스 등과는 전혀 관계 없는 사업체인 셈이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은 "운동센터는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넓은 의미의 건강, 치유의 개념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고, 직원들 복지 차원이기도 하다.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측의 궁색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다각적인 수익모델 추구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드러내 놓지 않고 '알음알음' 운영하는 자회사는 결국 대웅제약의 오너인 윤재승 부회장과 경영진의 특별한 승낙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박종권기자 bellho,·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