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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현대해상 사외이사 선임논란 왜?

기사입력| 2014-04-01 18:17:02
국내 대기업 오너들은 스포츠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프로스포츠팀이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오너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아마추어 스포츠단체도 상당한 재정지원이 필요한 만큼 대기업 오너가 단체장을 맡는 것이 흔한 풍경이었다.

특히 이미지 관리상 스포츠단체를 맡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말로 스포츠를 좋아해 단체장을 맡는 케이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의 오너인 정몽윤 회장(59)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인 정몽윤 회장은 젊은 시절 현대해상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인 야구팀을 만들어 직접 선수로 뛸 정도로 야구 마니아였다. 이런 배경으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진 대한야구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현대 유니콘스 프로야구단(현 넥센 히어로즈)의 고문을 지내는 동안에도 수시로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에 따라 야구팬들에겐 비교적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정몽윤 회장이었다.

▶전직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

이런 정 회장이 최근 회사 경영과 관련해 체면을 구겼다. 정 회장은 현대해상 등기임원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상태다.

우선 최근 열린 현대해상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해상은 일산상의 사유로 퇴임한 김만호 사외이사 후임으로 김호영 전 현대해상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전 부사장은 현대해상에서 24년간 재직한 '현대해상 맨'이다. 사외이사 제도가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취지에 비춰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가 과연 정몽윤 회장이 의장으로 있는 이사회에서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기 주주총회 당시 현대해상의 2대 주주(지분 10.6%)인 국민연금이 김 전 부사장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으나 소용없었다. 이 회사 지분 2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정몽윤 회장 등이 찬성의견을 내면서 김호영 전 부사장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런데 이 회사 이사회 운영상황을 점검해 보면 이같은 제식구 사외이사 선임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은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공시된 현대해상의 201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은 회사 현안과 관련해 총 6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그때마다 5명의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일부 불참한 경우를 제외하곤 참석한 사외이사들은 그린에어(주) 대출참여건 등 제기된 안건마다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해상 맨'을 이번에 새 사외이사로 앉혔으니 앞으로는 이사회에서 더욱 기대할 게 없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관계자는 "김 전 부사장은 우리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법적으로도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해상이 보험영업을 하면서 불법행위를 저질러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것도 연례행사처럼 돼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현대해상에 대한 종합검사결과 견책 1명과 주의 1명, 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업법 상 보험회사는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계약 전 알릴의무(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보험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때에는 해당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현대해상은 2010년 2월10일부터 2011년 12월28일 사이에 보험계약 체결일부터 3년이 경과된 보험계약 22건을 고지의무 위반을 사유로 해지했고, 3960만원의 보험금을 면책처리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의 경우 기초서류 변겅 시 제출의무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과 주의 2명의 징계조치를, 2012년에는 4명의 직원이 개인의 동의 없이 보험계약 내용을 조회했다가 징계조치하도록 요구받았다.

▶보험료 인상, 명분 있나?

현대해상의 보험료 인상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이뤄진 계약건에 대해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11% 인상하기로 했다. 업무용의 경우에는 오는 16일 계약건부터 4% 인상한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가 지난달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의 보험료를 인상했고 동부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회사들도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비단 현대해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회사의 최근 실적을 봤을 때 과연 올릴 명분이 있었느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 1월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0.4% 증가한 240억원에 달했다. 자동차 손해율은 84.3%로 1년 전보다 3.3% 하락했고, 순투자 수익률은 3.9%로 현대해상이 목표로 했던 수준을 웃돌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연결기준 2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렇게 막대한 순이익을 남기고 올해 실적도 소폭이나마 좋아졌는데 또다시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 손해율의 적정 수준은 77%다. 아직 더 내려가야 한다. 어느 회사든지 실적을 많이 내 주주들에게 보다 큰 혜택을 주려고 하지않느냐"고 밝혔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은 지난해 96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연봉은 9억6900만원이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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