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홈페이지 캡쳐
영풍제지. 40년 역사의 제지전문기업이 최근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지난 4일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년 연속 파격적인 배당으로 시가배당률은 10.54%다. 배당금 총액은 36억9282만원이다. 2012년 주당 250원의 배당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8배나 인상됐다.
문제는 영풍제지의 '폭탄 배당'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는 것. 기업이 영업이 잘돼 많은 이익을 내서 고배당을 하는 것은 주주들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영풍제지는 지난해 943억5972만원으로 전년대비 16.8% 떨어졌다. 또 영업이익은 35억6813만원으로 전년대비 78.3%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6억9050만원으로 55.1% 줄었다고 6일 공시했다. 회사측은 라이너지(골판지 원자재) 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실적 부진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결국 영풍제지는 순이익을 넘어서는 규모의 현금배당을 하는 것이다.
경영총괄을 맡은 노미정 부회장(45)은 이번 배당으로 24억7000여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노 부회장의 지분은 전체의 55.64%인 123만5182주를 보유하고 있다.
재벌닷컴이 상장사 7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 부회장은 여성 배당 부자 5위를 차지했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관장이 154억9000만원으로 1위에 올랐으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89억40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기원씨(78억8000만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딸 주원씨(28억8000만원) 등이 여성 배당부자 대열에 올랐다.
노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24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
또한 영풍제지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이 회장, 노 부회장 부부가 받은 보수는 22억7100만원이다. 결국 이들 부부는 지난해 약 47억원을 받은 셈이다.
노 부회장이 회사 경영을 맡으면서 부부가 등재돼 있는 등기임원 보수는 3배이상 증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노 부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창업주인 이무진 회장(80)은 지난해 35세 연하 둘째 부인인 노 부회장에게 주식 전량(123만5182주)을 넘겼다. 증여세만 해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를 마련하기 위해 고배당과 연봉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영풍제지 주가는 고배당 소식에 일시적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소액주주들은 "실적이 저조한데도 고배당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이해가 안된다"며 "결국 회삿돈을 자신들의 주머니로 넣으려는 속셈이다"며 분개했다.
영풍제지의 한 관계자는 "담당자가 없어 답변하기 곤란하고,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줄 수 없다"며 "부회장님의 출퇴근 여부도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영풍제지는?
이무진 회장이 1970년 7월 설립했으며, 지관용 원지(화섬이나 면방 업계 섬유봉, 실패 원자재 등으로 사용)와 라이나 원지(골판지 재료로 사용)를 제조하는 업체다. 본사는 경기도 평택에 있고 직원수는 지난해 기준 117명이다.
▶노미정 부회장은?
1969년 4월생으로 2011년 이무진 회장과 혼인신고 했으며 백석대학교 대학원 수료외에 다른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