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현대그룹 이산가족상봉에 '화색' 금강산관광 재개 기대
기사입력| 2014-02-07 12:54:13
현대그룹이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금강산관광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을 필두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아산은 자사와 협력업체 직원 등 60여명으로 구성된 실무진을 금강산에 파견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3주가량 현지에 머무르면서 행사장인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외금강 호텔 등의 전기·통신설비와 출입시설을 점검하고 연회장·행사장 설치 작업을 할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방북 실무진에게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최근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북사업은 최근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현대그룹에 '단비'가 될 수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7일 "이번 상봉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당국 간에 빠른 시일 내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에서 비롯된 자금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말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으면서 급한 불을 껐다.
자구계획은 알짜인 현대증권을 포함한 금융계열사와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골자여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현대그룹은 상당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 홀딩 AG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하는 등 공격을 받고 있다.
물론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더라도 당장 큰 수익이 나거나 그룹에 재정적인 보탬이 되지는 않겠지만, 자금난으로 실추된 그룹의 위상과 저하된 조직 내부의 사기를 일거에 회복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중단된 대북사업의 재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까다롭고 미묘한 남북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당국 간 관광재개가 합의되면 '2개월' 내에 금강산관광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상봉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맡은 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