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 삼성전자 성공전략을 전 계열사로.
기사입력| 2013-12-02 16:49:03
삼성그룹이 2일 사장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이 예상대로 사장으로 승진한 가운데 글로벌 성공을 거둔 삼성전자 핵심인력들의 계열사 확산이 눈에 띈다. '성공 DNA' 확산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으론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의 인재 중용 원칙 중 하나도 투영됐다. 3대 부문은 소비자가전(CE)·IT무선(IM)·부품(DS) 등 그대로 유지됐다.
▶이서현 승진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3년 만이다.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겨 패션부문 경영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제일기획에서도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게 됐다. 이 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제일모직에서 10년 넘게 패션사업을 주도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였던 윤주화 사장도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겸 패션부문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에버랜드는 기존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이 리조트·건설 부문, 윤 사장이 패션 부문을 각각 담당한다.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내주면서 확보된 자금을 전자재료·화학 분야에 투자해 첨단 부품소재기업으로 변신할 참이다. 삼성에버랜드는 패션사업을 인수하는 대신 급식업을 별도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하고 건물관리업은 에스원으로 넘겼다.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한다.
부회장 승진 물망에 올랐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지난해 부회장 승진을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 성공 DNA
제일모직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끌어온 조남성 부사장이 임명됐다. 제일모직은 부품소재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삼성SNS를 합병해 새출발하는 삼성SDS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선임됐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지속하는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계열사로 전파해 경영 혁신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선종 삼성전자 사장이 임명됐다. 삼성전자의 김영기 부사장과 김종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8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5명이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전동수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를 맡게 됐으며,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직은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 실적이 부진한 금융·건설 부문에서는 물갈이 인사가 이뤄졌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벤처투자 등 주요 금융계열사 4곳의 대표이사가 한꺼번에 교체됐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을 이끌어온 정연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후임에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선임됐다.
▶삼성전자, 변화보다는 안정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예상했던 CE부문장인 윤부근 사장과 IM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은 승진 없이 자리를 지켰다. DS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권오현 부회장 '1톱'에서 권오현 부회장·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 3인이 각자대표로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현재의 '3톱'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무리하게 큰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최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현재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팀윅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매년 2명씩 단행됐던 부회장 승진은 없었다. 지난해 승진한 박근희 부회장이 삼성생명 대표이사에서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미래전략실은 지난해와 달리 사장급 자리이동이 없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체제가 단단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로 오너를 제외한 삼성 사장단의 평균 나이는 58.3세에서 57.7세로 0.6세 낮아졌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