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CEO와 티몬 신현성 대표가 12일 기자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티켓 몬스터
"아시아 시장 공략의 초석이다."
소셜 커머스 티켓 몬스터(이하 티몬)를 인수한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이 티몬을 인수한 의도를 나타냈다.
티몬을 국내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루폰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에릭 레프코프스키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티몬 인수·합병 작업을 위해 긴급 방한한 레프코프스키 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티몬을 한국의 1위 소셜 커머스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루폰은 이번에 티몬은 2억6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인수·합병하기로 했다. 티몬의 경영진과 직원은 그대로 승계한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이날 티몬을 인수하게된 배경과 향후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먼저 티몬을 인수하게 된 배경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루폰은 현재 세계 48개국에 진출해 세계 최대 소셜 커머스 리딩기업으로 성장한 상태다.
이 가운데 12개국이 아시아권이다. 아시아권 중에서 전자상거래 시장규모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할 만큼 소셜 커머스가 성장한 한국을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한국을 발판으로 삼아 아시아권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그루폰은 현금 보유액이 11억달러에 이를 만큼 재무상태가 건전하기 때문에 티몬을 적극 지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이같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루폰의 북미 시장에서 개척한 노하우와 티몬의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티몬을 한국 최고로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티몬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의 소셜 커머스 가운데 매력적인 곳이 포착되면 추가 인수·합병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티몬을 발판으로 삼아 그루폰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레프코프스키 CEO는 티몬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 서양의 속담을 소개하며 명쾌하게 설명했다. '적을 무찌를 수 없다면 동지로 만들어라.'
당초 그루폰은 한국 시장에서 티몬을 이겨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지난 2011년 그루폰 코리아를 출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티몬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차라리 같은 편으로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최근 3년 6개월 동안 눈부신 성장을 보인 티몬의 원동력은 그루폰이 아시아 시장에서 추구하는 전략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많은 인수 대상 후보군 가운데 티몬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티몬의 신현성 대표도 "티몬이 인수·합병을 결정한 것은 유동성 문제 등 경영 위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면서 "지금 상태에서 더 크게 성장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는데 이런 꿈을 가장 이해하고 지원하려는 의지를 가진 기업이 그루폰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레프코프스키 CEO는 티몬과 사업 성격이 같은 그루폰 코리아와의 입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티몬과 그루폰을 통합하는 쪽이 아니라 티몬이 1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그루폰 코리아가 적극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티몬과 그루폰 경영진이 함께 모여 티몬 키우기 방안을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게 레프코프스키 CEO의 생각이다.
그래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레프코프스키 CEO의 구상대로라면 그루폰 코리아는 티몬의 하부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양측 경영진 협상에서 순조롭게 합의점이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티몬과 그루폰 코리아 모두 직원 200명이 넘는 방대한 조직인 데다 사업 영역이 크게 겹쳐 어느 한쪽을 축소하거나 통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