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맛있는 김치'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LG전자가 정가진 연구소와 함께 김치맛을 좌우하는 유산균 생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김치가 익을 때 소리가 난다'는 속설 검증을 위한 그 동안 진행된 적 없는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김치를 익히는 유산 발효 시 소리가 난다면 소리 발생이 많아질수록 김치맛이 좋아진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우선 국내에서 유산균에 대한 가장 저명한 연구소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LG전자는 2013년 9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미생물학과 정가진 교수의 면역 연구소에 첫 연락을 했고, 정가진 연구소가 평상시 발효과정에서 소리가 난다는 속설을 실제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 함께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다.
김치가 익는 소리 측정실험은 LG전자가 정가진 면역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9월 6일부터 12일까지 7일 간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정가진 면역연구소에서 진행되었다.
실험을 위해 8월에 출시된 신제품 LG '디오스 김치톡톡' 김치냉장고2대에 각각 담근 배추김치와 24시간 실온숙성김치, 신김치 등 4가지 종류의 김치를 보관하고, 총 14개의 핀 마이크를 설치하여 소리를 채집했다. 배춧잎 사이, 포기와 포기 사이에 마이크를 위치시키고, 7일간 녹음을 진행해 변화 추이를 관찰했다.
실험 1일차부터 모든 김치에서 '톡'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4일째부터 유산균 소리가 부쩍 활발해졌다. 생성된 유산균으로 김치맛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는 '톡'소리가 명확했고, 그 소리 또한 빈도가 증가하고 컸다.
정가진 면역연구소의 서울대 생명과학부 정가진 교수는 "김치의 톡 쏘는 맛을 만드는 김치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균이 발효하며 증식하는 과정에서 소리가 나게 된다"며, "유산발효가 끝나갈 때에는 탄산이 거의 나오지 않아 소리도 약화된다"고 덧붙였다.
김치유산균은 포도당, 과당 등을 먹고 김치 고유의 독특한 맛을 내는 여러 물질들을 만들어 내는데 탄산과 함께 소리가 발생한다. 탄산 가스가 많이 발생한 경우, 김치 국물에 탄산이 녹아 들어 상큼하고 개운한 맛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소리가 많이 나는 것은 유산발효가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방증하여 결과적으로 김치의 맛이 좋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실험을 진행한 정가진 면역연구소 역시 김치 유산균의 활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실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