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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의 시대, 첨단기기에 과거 옷을 입히다

기사입력| 2013-10-08 11:00:29
스마트 기술이 전자제품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최근 과거 주류를 이루던 '아날로그' 콘셉트를 최신 스마트 기기에 접목한 제품들이 이와 같은 현상의 대안으로 주목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각종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하이엔드형 복고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영사기·필름카메라·축음기 등 지금은 접하기 힘든 아날로그 제품들이 최근 신개념 IT기기로 재탄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제품'들은 크기·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틈새시장'의 등장을 이끌고 있어 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브라운관 옆 다이얼을 드르륵 돌려 채널을 맞추는 옛 TV의 추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LG '클래식 TV(모델명32LN630R)'다. 최근 보기 힘든 70~80년대 브라운관 TV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로터리 방식의 채널 다이얼과 우드프레임을 적용해 클래식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간결함을 강조한 북유럽식 디자인으로 모던함을 표현했다. 또한 크림 화이트 컬러의 화사한 색감과 원목 느낌의 디자인 덕분에 어느 공간, 어느 가구와도 잘 어울려 '가구 같은 TV'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클래식 TV'는 최신 기능을 두루 갖추며 진정한 '디지로그'를 표방하고 있다. 32형 LED TV로 풀HD(1920×1080) 해상도의 밝고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또 LG전자가 자랑하는 시야각 178도의 IPS(In-Plane Switching) 패널을 탑재해 색 정확도가 높고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 변화가 거의 없고 자연스러운 색상을 구현한다.

카메라 애호가라면 한번쯤 꿈꾸는 필름 카메라.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아날로그 카메라의 고전적인 향수를 느끼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도 등장했다.

후지필름에서 선보인 콤팩트카메라 X 100S는 고사양의 최신 제품이지만 외관은 오래 두고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클래식한 디자인의 필름카메라를 재현했다. 바디는 검정색으로 가죽 느낌의 소재를 두르고, 상단부는 은색으로 금속 질감을 살려 구식 카메라만의 복고풍 느낌을 잘 전달한다.

광학식 뷰파인더도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일반 DSLR과 달리 카메라 가운데가 아니라 뒷면 왼쪽 상단에 뷰파인더가 있는 RF 카메라 방식이다. 이 밖에도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이얼 형식의 조작 버튼이 별도로 달려 있어 수동 필름카메라의 조작성과 손맛을 그대로 간직했다.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축음기를 작은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만든 것도 있다.

모바일 액세서리 브랜드 본웨이브리가 출시한 '혼스탠드 실리콘 확성기'는 축음기가 연상되는 복고 디자인의 스탠드형 확성기이다. 실리콘 확성기는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아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은 아이디어 제품으로 핸드폰에 끼워서 사용할 수 있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혼스탠드 디자인으로 감성적 낭만 지수를 더욱 높여 준다. 또한 모노타입의 스피커를 통해 증폭된 선명한 음질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이나 영화를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유용하다.

스마트펜 개발업체 펜앤프리의 '롤롤'은 종이에 쓴 글씨와 그림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스마트 액세서리다. 종이와 스마트 기기를 연결하고 롤롤 전용 어플을 실행하면, 전용팬으로 종이 위에 그려지는 그림이나 글자가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옮겨진다. 손글씨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룰룰을 통해 특별한 이들에게 보내면 우편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면서도 손편지가 가진 아날로그 감성은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갈수록 복잡하게 진화하는 스마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반대로 아날로그 특유의 여유와 단순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자사는 앞으로도 기술 개발을 통한 편의성 강화를 기본으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활용한 다양한 복고 상품을 지속 개발해 스마트 기술에 따뜻한 감성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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