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탄소 배출 절감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 화제
기사입력| 2013-09-09 13:36:02
무더운 날씨와 열대야가 지속된 여름, 그리고 어느 때보다 일교차가 크고 짧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을. '한반도의 아열대화'라고 불릴만한 이상 기후의 배경에는 바로 이산화탄소가 있다. 이산화탄소가 주범인 온실가스의 배출이 지구 온난화를 일으켜 폭염 및 때아닌 폭설 등 지구 곳곳에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많은 식음료 및 생활용품 기업들은 용기 모양 혹은 재질에 변화를 줌으로써 탄소 배출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제품 고유의 성분 및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절감하여 친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그린슈머를 만족시키고, 기업 및 환경 모두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풀무원샘물, 숏캡으로 이산화탄소를 잡다
샘물 업계의 선두주자인 풀무원샘물은 최소 경량 PTE병 개발을 통한 탄소 배출 절감을 선도해 왔다. 2009년 15g(500ml 기준)의 최소 경량 PET병 개발에 성공한 풀무원샘물은 세계 1위 먹는샘물 기업인 네슬레 워터스에서 개발한 경량 포장을 통해 보관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국내에서 가장 가벼운 12.1g(500ml 기준)의 PET병을 출시하여 그 기록을 갱신했다.
경량 포장에 적용된 숏캡(short cap)은 낮은 높이의 물병 뚜껑으로, 기존 생수 제품의 뚜껑 무게가 2.1g인데 반해 숏캡은 1.4g 정도로 약 0.7g 정도 가볍다. 언뜻 생각하기에 0.7g은 체감하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로 느껴지지만, 작년에 생산된 17억 개의 생수병에 숏캡을 적용한다면 연간 2만 8천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이 가능하며 이는 1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환경 보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풀무원샘물은 숏캡과 경량 포장의 PET병을 사용한 자사 생수 제품들로 업계 평균 대비 42%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패키지 생산은 연간 1,777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는데, 이는 연간 약 64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우리나라보다 생수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유럽과 선진국에서 숏캡은 이미 환경 보존의 일환으로 상용화 되어있다. 최근 환경부에서도 생수병 용기가 필요 이상으로 무거운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생수병 용기 경량화를 위해 협의회를 발족하고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국 피앤지 조이, 작지만 강하다
샴푸, 비누, 면도기,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생활용품기업인 P&G는 제품 및 생산 공정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피앤지는 2020년까지 친환경 목표를 기업의 경영 방침으로 정하고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P&G의 고농축주방세제인 조이는 타사 제품보다 40%정도 작은 270ml 용기로 제작, 필요한 자원을 40% 절감하여 탄소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용량은 타사에 비해 적어도 계면활성제 입자들이 결합되어 있어 기존 세정 성분의 계면활성제보다 더욱 강하게 밀착하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뛰어난 세척효과를 낸다. 미국에서는 농축세제가 자원도 절약하고 부피는 작은 반면 뛰어난 세척력을 보여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특히 에코맘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또한 사용량을 조절하는 캡 역시 미세한 양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했다.
▶CJ 제일제당, 쌀로 만든 그릇으로 친환경 실천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부터 플라스틱 용기 대신 '햇반' 생산 시에 쌀겨 등의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제품 패키지에 적용하고 있다. 주로 선물세트 안에서 내용물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용기인 트레이는 그간 플라스틱 폐기물을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 받아 왔다. 이에 CJ 제일제당은 2년여의 연구 끝에 '쌀겨 트레이'와 '무기질 트레이' 등 총 2종류의 에코 포장재를 개발했다. 친환경 트레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가량 줄여 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있으며, 쌀겨 트레이의 경우 구수한 곡물 냄새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샘물의 신혜원 부장은 "최근 환경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환경보호에 앞장설 수 있는 세심한 부분까지 친환경을 고려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풀무원샘물은 일찍이 저탄소 제품이 환경 보호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사안임을 인지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친환경 경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