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선업체인 LS전선이 '담합 단골' 기업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놓였다.
검찰은 최근 LS전선이 원전에 제어 케이블 등을 납품하면서 경쟁업체와 가격 담합한 혐의를 포착,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LS전선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회계 장부 등을 다량 확보해 정밀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LS전선은 최근 한빛 3∼6호기, 한울 3∼6호기,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1∼2호기에 제어용, 전력용, 계장용 케이블을 납품했거나 입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신고리 1∼2호기에는 지분 69.92%를 보유한 자회사인 JS전선이 제어 케이블을, LS전선은 전력·계장용 케이블을 각각 납품했다.
또 신고리 3∼4호기에는 JS전선이 이들 케이블을 모두 납품했다.
국내 원전에는 이 밖에도 대한전선 등 모두 6개 업체가 케이블 납품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S전선은 이 같은 입찰 과정에 JS전선 등과 사전에 입찰가를 조율해 낙찰가를 높이거나 서로 낙찰되도록 밀어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처럼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자 LS전선을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LS전선이 담합행위 등의 이유로 수차례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짬짜미 단골' 손님이기 때문이다.
LS전선의 담합 이력은 화려하다. 2000년대 뿐 아니라 1990년대부터 담합으로 잇속을 챙겨왔다.
일례로 LS전선의 전신인 LG전선이 2001년 철도청 전력선 구매입찰 과정에서 다른 2개 업체들과 담합한 혐의로 2003년 공정위의 과징금(830만원) 납부 명령을 받았다.
2005년 하동화력발전소 7, 8호기 공사 케이블 납품 입찰과정에서도 LS전선은 다른 업체들과 짜고 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이 수주업체로 선정되도록 한뒤 물량을 골고루 나눈 혐의로 2010년 12월 시정명령과 함께 2억6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2011년 2월 LS전선은 유통대리점 시판가격 담합, KT·포스콘·현대건설 발주 광케이블 구매 입찰담합 등으로 시정명령 및 총 340억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도 67억여원의 과징금 부과 명령을 받았다.
또한 같은해 11월 LS전선은 가온전선 등 34개 전선제조업체와 함께 한국전력공사 발주 전력선 구매입찰 시장에서 지난 1998~2008년까지 무려 11년에 걸쳐 지하전력선 등 11개 품목의 물량 및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역시 시정명령과 함께 126억여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가온전선도 65억여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았다.
LS전선 관계자는 "원전 관련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과거 담합행위는 당시 업계 관행이었으며 현재는 불법행위 방지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S전선은 가격담합 뿐 아니라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LS전선은 전선포장재를 제조 위탁한 수급사업자에게 발주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가격을 깎아 납품받았지만 실제로는 물량을 줄여서 발주해 2011년 9월 공정위의 경고조치를 받은 바 있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