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국은행, 하나금융지주에 1000억 손해본 것 손 놓고 있나?
기사입력| 2013-06-11 13:30:00
한국은행의 이상한 지분거래가 구설수에 올랐다.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1000억원의 손해를 본 채 매각했고, 금융권의 마지막 'MB맨'으로 불리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모른 체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한국은행이 보유했던 외환은행 주식에는 과거 세금이 투입되었던 만큼 온전한 세금손실이라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주간조선에 최신호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외환은행의 2대주주였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분리해 만들어진 은행이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최근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전환, 보유 중이었던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해야만 했다. 영리기업이나 단체를 소유·운영할 수 없다는 한국은행법에 따른 조치였다. 한국은행은 4월 초 보유 중이던 외환은행 지분 6.1%(3950만주)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916억2850만원. 주당 7383원이었다. 문제는 당시 외환은행의 주당 장부가격이 1만원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실거래 가격보다 30%가량을 싸게 외환은행의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넘기며 103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키 어려운 거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1월 이사회를 통해 지분 60%로 지배권을 행사하던 외환은행을 100% 자회사로 만들고 외환은행을 상장폐지 시키겠다는 내용을 결의했다. 3월 15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주주총회를 열었고,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은 10분 만에 통과됐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50%이상 지배권을 가진 최대주주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반영된 강제적 주식교환이다.
일반적으로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을 경우 포괄적주식교환 전 소액주주를 상대로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한 지분을 확보 한 뒤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자칫 주주가치 훼손, 재산권 침해와 배임 논란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공개매수 절차 없이 포괄적 주식교환에 나섰다. 소액주주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외환은행 주주들은 외환은행 주식 5.28주와 하나금융지주 주식 1주를 교환하거나 주식교환에 반대 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에 의해 갖고 있던 외환은행 주식을 1주당 7383원씩 받고 강제로 넘겨야만 했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거래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키 어려운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당초 하나금융지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강력히 반대했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3월 초 법률 전문가로부터 포괄적 주식교환 자체의 법적 문제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가 2월 제시한 주식 매수청구가격이 비상식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칫 소송까지도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 그런데 한국은행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3월 중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은행 보유 지분의 매각을 최종 승인했다. 또 1000억원대의 손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000억원대의 손실을 빚은 포괄적 주식교환 결정을 문제 삼으려 했던 한국은행의 당초 움직임이 갑자기 조용해진 셈이다.
금융권에선 이를 두고 MB금융인맥의 이해관계가 얽혀 이뤄진 일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전 회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MB금융인맥의 좌장이었다.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영향권 아래 있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포괄적 주식교환과 외환은행의 상자폐지를 주도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MB금융인맥의 핵심으로 분류됐던 점을 감안하면 MB금융인맥의 좌장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하나금융지주를 향해 공개적으로 세금 회수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 실무진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법적 대응을 추진하는 것은 힘들다는 게 금융시장의 견해다. 시간이 흘러 사건의 본질이 회석되기 전 공적기관인 한국은행이 하나금융지주를 향해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취해야 1000억원이 넘는 세금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