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우건설, 부실시공 그리 부인하더니 결국
기사입력| 2013-03-27 13:43:36
'오리발 내밀더니 끝내…'
그간 부실시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온 대우건설이 결국 잘못을 인정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청라푸르지오의 부실시공이 사실로 드러난 것.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이 아파트 시공사인 대우건설로부터 801동 1층 천장과 803동 24층 천장에 시공한 구조물 벨트 월(belt wall)에 철근을 64개씩 넣도록 설계했는데 절반인 32개만 시공한 사실을 최근 통보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청라푸르지오는 최고 58층 높이의 4개동, 751가구 규모를 자랑한다. 2009년 10월 착공해 이달 중 준공검사를 마치고 28일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벨트 월은 초고층 아파트의 안전을 위해 태풍이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중간층에 설치하는 높이 6m의 띠 모양 구조물이다.
대우건설은 해명자료에서 "아파트의 구조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벨트 월의 자체 핵심 철근이 아닌,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에 추가한 철근이 일부 누락됐다"며 "철근 시공에 참여한 작업 반장의 착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문제의 아파트 2개동 외에 나머지 2개동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희의회는 지난해 9월 이 아파트 건설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 직원으로부터 철근이 절반밖에 안 들어갔다는 제보를 받고 시공사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대우건설과 하청업체는 사실무근이라며 제보자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한편 이와 같은 주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수용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부실시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준공검사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또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게획이다. 시공사와 공사 감독을 맡은 감리단 직원을 주택법과 건설기술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잇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아파트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입주예정자의 불안을 덜기 위해 곧 정밀진단과 필요한 보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