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소비자고발]SK E&S 65% 고이익, 박수치지 못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3-01-22 17:35:15
전기료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발전사업자들의 수익 논쟁으로 번졌다.
최근 한전은 또 전기요금을 올렸다. 국민적인 반대에 부딪혔지만 전력수급 안정과 경영정상화 등을 이유로 밀어붙였다.
전국 규모의 발전설비를 늘리기 위한 정부주도의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행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민자발전 사업자들의 몫이 커지면서 전기의 '시장상품성' 인식이 높아졌다. 갈수록 전기생산의 민간부문은 증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민간발전회사들이 큰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한쪽은 비싼 전기료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전기를 아끼고, 다른 한 쪽은 전기로 떼돈을 번다.
민간발전사업자들의 지난해 수익률은 10% 이상이었다. 지난해 3분기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5.7%)을 크게 웃돌았다.
SK그룹의 SK E&S는 무려 65%의 영업이익률로 단연 눈에 띄었다. 2012년 1~3분기 영업이익은 6722억원이었다.
2011년 같은 기간 1830억원에 비해 수직상승했다. SK E&S는 도시가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도시가스 부문에서도 상당부분 수익이 발생했지만 1년 사이 가장 큰 변화는 2011년 8월 그룹내 전력회사인 케이파워를 인수합병하면서 주력으로 떠오른 전력사업이다. SK E&S는 전남 광양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운영중이다. 1000만㎾급으로 국내 전력생산량의 1.4% 수준이다. 경기 평택의 오성LNG복합화력발전소도 이달말 상업발전을 눈앞에 두고 시운전 중이다. 발전사업이 회사 수익률 증대에 큰 도움을 줬다.
SK E&S 뿐만 아니라 6기의 LNG복합발전소를 갖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의 영업이익률도 9.5%나 됐다. 2기의 열병합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GS파워와 LNG복합발전소를 운영중인 GS EPS도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6%와 12.6%로 높았다.
SK E&S 관계자는 "전력사업이 수익률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2011년과 2012년 수익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2011년에는 인수합병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전력생산사업은 사업투자금이 매우 크고 리스크도 상당하다. 회사로선 불안정 요소를 안고 사업추진을 해 수익을 냈다. 우리의 수익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주원료인 LNG를 직수입하다보니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전력생산사업은 적자가 났더라도 손실보전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전기 판매단가 조정을 통한 전기료 인하 등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기업이 경영을 잘해 수익을 내는 것을 두고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전기는 공공재다. 이를 통해 큰 돈을 벌었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전기요금이 원가에 못미쳐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난리를 치렀는데 오히려 전기를 만드는 회사는 돈을 벌었다? 누가 이해할까. 소비자가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2001년부터 국내 전력 사업은 판매는 한전, 생산은 경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사업자 선정에서 생산에까지 재벌기업 배만 불려준 꼴이라는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한전의 자회사들이 전력생산으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한전의 전기료 인상자제 노력의 진위를 헷갈리게 만든다.
전기생산사업이 수천억원, 수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한 판매단가 고민과 원가조사 없이 무턱대고 전력생산자에 일정수익을 보장해주는 현 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과 정부의 전력생산 유통구조 합리화가 최우선돼야 한다. 조만간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국가기간산업,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다면 대기업의 책임있는 자세도 필수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