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장동과 경기 남양주 별내동에서 죠스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김용달 대표는
떡볶이 장사를 한다고 해서 결코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보통 1인분에 2000원 정도인 떡볶이를 팔아 무슨 큰 돈이 되겠느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떡볶이 장사도 잘만 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죠스떡볶이 광장점을 운영하는 김용달 대표(45). 지난 1년여간 이곳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며 시쳇말로 '돈'을 좀 만지게 되자 김 대표는 지난달 9일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떡볶이 가게를 하나 더 차렸다. 종업원만 매장별로 4명씩 총 8명이다. 광장점에선 월 매출 40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는 상태. 약 2억원의 창업비용이 소요된 별내점에서도 하루 평균 1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개인사업을 하다가 한차례 쓰라린 경험을 한 뒤 '떡볶이'로 일어선 김 대표다.
김 대표는 샐러리맨 출신.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1996년 유명 건축설계 디자인 회사에 입사, 사회의 첫 발들 내디뎠다. 입사 후 하와이와 괌, 러시아, 중국 등 해외근무를 많이 했다. 2009년 5월 해외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그는 미련 없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개인사업을 하고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또 나름대로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자신감도 충만했지요."
하지만 처가에서 빌린 돈까지 합쳐 4억원이 투자된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않았다. 초기 매출은 괜찮았지만 외상거래가 문제였다. 어음이 제대로 회수되지 못했던 것. 결국 2011년 3월 8억원 상당의 미회수 어음 때문에 자금압박이 심해지자 지인에게 위탁경영을 시킨 뒤 손을 뗐다.
"무엇보다 개인사업을 시작한 뒤 2년 간 아내에게 한 푼도 갖다주지 못한 게 마음이 걸렸습니다.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갔지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물색하게 되었습니다."
김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부인(44)과 외동 딸(10)을 국내에 남겨두고 홀로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하면서 요리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외식창업에 눈길을 돌렸다. 그러던 중 2011년 여름 어느 날 딸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서울 신천동 집으로 돌아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어묵을 먹고 왔다"고 자랑한 게 떡볶이 사업의 시발점이 됐다. 궁금증이 생겨 어묵을 판 가게를 찾아가 봤더니 자택 인근의 '죠스 떡볶이' 매장이었다. "매운 떡볶이와 깔끔한 매장이 마음에 들었죠. 바로 죠스 떡볶이 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창업 준비과정은 치밀했다. 한번 실패를 맛본 상황에서 '두번 실패'는 하지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무엇보다 상권 분석을 철저히 했다.
서울시 지도를 구입해 지역별로 떡볶이 업체의 매장을 전부 표시해 나갔다. 수개월의 조사를 거쳐 최적의 입지로 선택한 곳이 광장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1층 상가(15평)였다. 투자금액은 2억원선. 자기자본 5000만원에 은행융자금 1억5000만원이 보태졌다.
이렇게 해서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광장동에 떡볶이 집을 오픈했다.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었고 주변에 떡볶이 가게가 없었기 때문인지 개업 초기부터 아줌마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몇달 지나지 않아 월 매출 4000만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됐다. 그는 "그 정도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20%선.
김 대표는 개업 초기 주방일은 물론이고 홀서빙까지 닥치는 대로 했다. "떡볶이를 만드는 것은 가게 오픈 전 본사에서 2주일 동안 배웠는데, 음식재료와 레시피가 잘 준비돼 있어 어렵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가 가게를 운영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서비스. 그는 "30대 아줌마들이 주 고객이다보니 아줌마들 사이에 한번 소문이 잘못나면 장사가 힘들겠다는 생각에 직원들에게도 인사를 잘하라고 강조하는 등 최선을 다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업 후 한동안 아르바이트 직원도 고용했지만, 그들은 책임감이 처지는 것 같아 지금은 정식 직원으로만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김 대표는 '떡볶이 가게'의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상권을 철저히 분석해야 합니다. 아울러 떡볶이 맛이 좋아야 하고, 고객주문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주문메뉴를 건네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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