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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페트병 맥주가 진열돼 있다. 천권필 기자.
재활용이 어려운 갈색 맥주 페트병을 퇴출하고, 캔이나 병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페트병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음료·생수병으로 쓰는 유색 페트병을 2021년까지 퇴출하고,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이 어려운 맥주 페트병은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이나 캔으로 전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3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맥주 페트병은 가볍고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레저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맥주 출고량을 기준으로 페트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이른다.
하지만, 맥주 페트병은 갈색이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나일론, 철 같은 불순물까지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솜이나 섬유의 원료로 사용되는 일반 페트병과 달리 재활용이 어렵다.
일본에서도 한 때 페트병 맥주 생산을 추진했다가 재활용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현재의 갈색 페트병을 투명한 일반 페트병으로 바꾸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맥주의 특성상 일반 페트병에 담으면 빛과 산소가 유입돼 특유의 맛이 변하고 냄새도 난다는 게 맥주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환경부는 무색 전환이 어려운 맥주 페트병을 아예 퇴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갈색 맥주 페트병을 퇴출해서 캔이나 병과 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쓰도록 맥주 업계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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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가성비 높아…소비자 불만 나올 수도”
서울 양천구의 한 재활용 선별장에 압축된 페트병이 쌓여 있다. 천권필 기자.
맥주 업계에서는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맥주 페트병 생산을 바로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A맥주 업체에 따르면, 500
mL
캔맥주의 출고 가격은 1690원, 1600
mL
페트병 맥주는 3793원이다. 페트병 제품이 용량은 3배가 넘지만, 가격은 저렴한 구조다. 그만큼 가성비가 높다는 뜻이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재활용 정책에는 동참할 계획”이라면서도 “날씨가 따뜻해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페트병 맥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텐데 페트병 생산을 중단하면 가성비와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재질을 급격하게 전환했을 때 소비자들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재질 대체 시기라든지 어떻게 단계를 밟아갈지를 업계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혈동리 환경사업소 뒷마당에 압축 재활용품 더미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또, 국내 재활용 인프라와 외국사례를 고려한 페트병 재활용 용이성 등급 기준을 이달 중에 확정하기로 했다.
페트병 재활용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몸체 색상을 무색으로 하고, 라벨이 몸체로부터 쉽게 제거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재활용 등급 기준을 최우수·우수·어려움 등 3등급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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